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3호'가 18일 발사 및 교신에 성공, 관측위성기술 선진국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내년까지 발사할 위성 4기를 모두 운용하게 되면 한국은 세계 5, 6위권의 관측위성기술을 보유하게 된다.
아리랑 3호는 당초 일정대로 이날 오전 1시 39분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상업로켓 H2A에 실려 발사됐다. 발사 16분 후 로켓과 분리된 위성은 태양전지판을 펼치면서 본 궤도(상공 685㎞)에 안착했다. 이후 아리랑 3호는 남극 트롤지상국, 노르웨이 스발바드지상국과 각각 교신했으며 발사 100분 뒤인 오전 3시 18분 충남 대전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위성정보연구센터 지상국과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첫 교신에도 성공했다.
서희준 항우연 위성환경시험팀 선임연구원은 "아리랑 3호가 위성으로서 본격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준비를 끝냈다"고 말했다. 최해진 다목적실용위성3호사업단장은 "아리랑 2, 3호는 각각 매일 오전 10시 반과 오후 1시 반에 한반도 상공을 지난다"며 "이로써 그간 해외에 의존하던 한반도 오후 위성관측영상을 독자적으로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리랑 3호는 6개월간 시험운행을 거쳐 향후 4년간 매일 지구를 14바퀴 반 돌며 재난과 환경 감시를 위한 지상관측임무를 수행한다. 이 위성에는 0.7m급 초정밀 광학카메라가 탑재돼 지상의 70㎝크기 물체까지 선명히 볼 수 있다. 현재 카메라 해상도가 1m 이하인 서브미터급 위성 운용 국가는 이스라엘, 미국, 유럽뿐으로, 한국이 네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항우연은 내년까지 위성 4기를 추가로 쏘아 올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엔 아리랑 5호, 과학기술위성 3호, 나로과학위성이, 내년엔 아리랑 3A호 발사가 예정돼 있다. 특히 아리랑 3A, 5호에 각각 탑재되는 적외선카메라와 영상레이더는 아리랑 2, 3호의 맹점(盲點)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리랑 2, 3호는 모두 광학카메라를 사용해 날씨가 궂은 날이나 밤에는 지상을 관측하기 어렵다. 이들 위성이 관측을 시작하면 한반도 촬영 빈도는 아리랑 2호에만 의존하는 현재(0.75회)보다 5배 늘어난 3.5회가 된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발사 계획 중인 위성 4기를 모두 성공적으로 운영하게 되면 한국의 관측위성기술은 세계 5, 6위 수준으로 도약하게 된다"며 "앞으로 위성영상과 위성설계 판매까지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처음으로 우주산업 협력체계를 구축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일본을 발사지로 택한 것은 H2A 로켓의 높은 발사성공률(95%)과 다른 나라보다 100억원 가량 저렴한 발사 비용 때문이다. H2A 로켓이 타국 위성을 실어 올린 것은 처음으로, 일본에선 이번 발사 성공으로 그간 미국, 러시아, 유럽이 주도해온 상업 위성 발사 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했다며 환호하는 분위기다.
한편 한국은 앞으로 위성 3기(아리랑 3Aㆍ5호, 과학기술위성 3호)를 모두 러시아에서 쏘아 올린다. 나로과학위성은 올해 10월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나로호(KSLV-1)에 실려 발사된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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