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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發 금융위기/ 내달 그리스 재선거까지 시장 불안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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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發 금융위기/ 내달 그리스 재선거까지 시장 불안 이어질 듯

입력
2012.05.1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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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열흘 새 200포인트 넘게 빠졌다. 환율도 하루 10원씩 뛰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들은 겁에 질린 듯 연일 한국 주식을 팔아 치우고 있다. 당국이 방어에 나섰지만 속도 조절만 가능할 뿐, 시장의 패닉과 맞서기엔 힘겨워 보인다.

18일 시장의 공포감을 지켜본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장 초반부터 급등한 환율을 막기 위해 당국이 개입했지만, 방향성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크레딧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도 15개월여 만에 최고치인 1.50%포인트까지 치솟았다. 마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가 재연된 모습이다.

문제는 지금의 공포가 단기간에 진정될 성격이 아니라는 데 있다. 적어도 다음달 17일 그리스 재선거까지는 크고 작은 이슈들이 나올 때마다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며 출렁일 수밖에 없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그리스를 제외한 유로존 다른 국가들의 펀더멘털에 변화가 있는 건 아니지만 막연한 불안감이 뱅크런 등 시장 동요로 이어지고 있다”며 “그리스 재선거까지는 긴장된 하루하루가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히 무디스가 이날 스페인 16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유로존 60여개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차례로 조정할 예정이어서, 그 때마다 충격파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금 상황에서 주가나 환율을 예측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경제 펀더멘털이 붕괴된 것도 아니고 은행 위기가 재차 확인된 것도 아니다”면서 “온 세계가 그리스만 쳐다보는 상황에서는 주가나 환율 지지선을 전망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당국의 인식도 한결 무거워졌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그리스 유로존 탈퇴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유로존의 정치적 불안은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이 끌고 나가는 것도 힘겨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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