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의 최대주주인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기로 했다. 다만 진보당이 경쟁 명부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 등 중앙위원회 결의안을 모두 관철시키면 다시 지지하겠다는 조건부 지지철회다.
민주노총은 17일 진보당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기 위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통합진보당이 노동중심성을 확보하고, 제1차 중앙위원회에서 결의한 혁신안이 조합원과 국민적 열망에 부응하는 수준으로 시행될 때까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조건부로 철회한다"고 밝혔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밤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노총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며 대중적인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중단없이 추진하기 위해 특별기구를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조건부 지지철회 입장을 정하면서 통합진보당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미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노총의 결의는 통합진보당이 지난 중앙위 결정사항을 반드시 이행하라는 채찍질"이라며 "민주노총의 엄중한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여 민주노총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통합진보당 경쟁 명부 비례대표 후보 14명 가운데 10명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를 포함한 구당권파 당선자ㆍ후보자들이 사퇴를 거부하자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이 면담에 나서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정미 대변인은 "중앙위 결의에 따라 경쟁 명부 비례대표의 사퇴를 권고하기 위해 14명을 접촉했는데 이들 중 10명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인천연합 출신의 윤금순 당선자(1번)와 이영희 오옥만 노항래 나순자 문경식 박영희 윤갑인재 후보 등 사퇴 입장을 밝힌 인사들은 모두 신당권파로 분류된다.
반면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와 황선(15번) 조윤숙(7번) 후보 등 4명은 여전히 사퇴를 거부했다. 황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쟁 명부 비례대표 당선자들에게 짐을 지우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조 후보는 비대위 측과의 접촉을 피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밤 김재연 당선자와 면담을 갖고 사퇴를 촉구했으나 김 당선자는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강 위원장은 당권파 핵심 이석기 당선자도 이날 밤 만나 설득하려 했으나 이 당선자의 약속 취소로 면담이 불발됐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