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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공포' 고양외고를 덮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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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공포' 고양외고를 덮치다

입력
2012.05.1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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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고양외고 학생 4명이 3종 법정전염병인 결핵에 잇따라 감염된 사실이 드러났다. 체력이 떨어지면 언제든 발병할 수 있는 잠복결핵환자도 220명을 넘어 학교와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고양외고에서 결핵 환자가 처음 발생한 것은 1월 초다. 당시 1학년 학생 한 명이 기침과 각혈을 하다 인근 대학병원에서 결핵 판정을 받았다. 덕양구보건소는 매뉴얼에 따라 같은 반 학생 34명을 대상으로 1차 엑스레이와 투베르쿨린 검사, 2차 혈액검사를 실시해 결핵환자 1명을 추가로 발견했다.

3, 4월에는 2학년 전체 학생(471명)을 대상으로 결핵반응검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120명이 양성반응을 나타냈다. 이들은 결핵이 발병하지는 않았지만 발병 가능성이 있는 잠복결핵 환자로 분류돼 약을 복용하고 있다. 4월말 3학년 학생 한 명이 병원에서 결핵 진단을 받자 이를 계기로 3학년 전체(492명)를 대상으로 한 결핵검사가 실시됐다. 3학년 학생들에 대한 1차 검사에서 환자 1명이 추가로 확인됐고 104명은 양성반응을 보였다. 질병관리본부는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3학년 학생의 부모 중 결핵 환자가 있는 사실을 밝혀내고 정확한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고양외고에서 결핵 진단을 받은 학생 4명 중 3명은 2주 동안 병원 등에서 격리치료를 받은 뒤 학교로 복귀했으며 가장 늦게 확인된 3학년생 1명은 아직 치료 중이다. 2ㆍ3학년과 다른 건물을 쓰는 1학년 학생들에 대한 검사는 내주 시작될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결핵이 학교 내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데도 발생 초기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학교 측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학교와 보건당국의 안일한 대응으로 많은 학생들이 감염됐다”며 “아이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사이트와 일부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사태가 심각한데도 학교는 성적 올리기에만 눈이 멀어있다” “학교는 감염을 막기보다 학생들을 공부시키기에 급급하다” 는 등 비판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학교측의 반응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고양외고 관계자는 “매뉴얼 상 1명이 발병하면 해당 학급을, 2명이 되면 학년 전체를, 발병 학생이 3명이면 전교생을 검사해야 한다”며 “결핵이 발생했다고 휴교 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학부모 등의 반발이 거세자 학교 측은 18일 오후 질병관리본부 담당자가 참석하는 학부모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해 4월 경기 안산시의 한 고교에서는 학생 15명이 결핵에 걸렸고 지난해 말 부산의 한 고교에서도 5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하는 등 학교 내 집단 결핵은 끊이지 않고 있다.

고양=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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