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수개월 동안 중단했던 영변 핵 시설 내 경수로(ELWR) 건설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한미연구소가 밝혔다. 한미연구소는 지난달 30일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을 토대로 영변 핵 시설 단지의 경수로 격납 건물이 거의 완공 단계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위성사진에는 경수로 격납 건물의 실린더 형 부분(지붕)에 철근과 콘크리트가 추가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격납 건물 등의 비핵심 시설 공사가 마무리되면 대개 경수로 핵심장치인 압력용기, 증기발전기, 가압기 설치에 들어가며 이를 완공하는 데 6~12개월이 걸린다. 하지만 이후에도 경수로 시설이 완공돼 발전을 시작하기까지 1, 2년이 더 걸린다. 연구소는 영변의 경수로 건설이 이처럼 순조롭게 진행되면 2014년 또는 2015년 가동을 시작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영변 경수로 건설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이번에 촬영된 것은 경수로 건설과 관련 없는 토목공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인사도 "핵심부품이 장착되고 있다는 정황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정치적으로 별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한미연구소는 북한이 새 경수로 건설을 진행하다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초까지 공사를 중단한 뒤 3월 말 재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추운 날씨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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