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사용자가 9억 명에 달하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의 패자(覇者) 페이스북에 대한 거품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상장 시가총액 1,000억 달러 돌파가 예상되는 페이스북의 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되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페이스북의 존망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오면서 페이스북에 대한 광고 집행을 주저하는 사례들까지 나오고 있다. 20세기말 끓어올랐던 닷컴의 거품이 뉴밀레니엄과 함께 사라졌던 것처럼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의 인기도 결국 한낱 거품처럼 날아가 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외신들은 일제히 페이스북의 광고 효과에 의문을 던졌다. 미국 3위의 광고주인 제너럴모터스(GM)가 전날 페이스북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GM은 "이번 주 페이스북 광고에 들어갈 예정인 돈 1,000만 달러를 빼내기로 했다"며 "이유는 광고효과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M의 결정에 빗대어 "앞으로 더 많은 대기업이 GM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사실 페이스북의 광고주 절반 이상은 페이스북에 광고비를 집행하는 것에 대해 '실험적'이라는 생각을 해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페이스북을 사지 않는 10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페이스북의 잠재적 위험, 이용자 확장의 한계, 무모함(인스타그램을 별다른 컨설팅 없이 10억 달러에 사들인 점을 비꼼)을 꼬집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광고 하락은 수치로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광고 수익은 올 1분기 지난해 동기 대비 6%포인트나 떨어졌다.
페이스북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은 오직 광고주들만의 것은 아니다. 16일 AP통신이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페이스북이 성장세를 유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무려 46%가 '새로운 것이 등장하면 (페이스북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답했다. 1,000억 달러를 상회하는 예상 기업가치에도 절반이 '과대포장됐다'는 의견을 밝혔다.
날로 뜨거워지는 페이스북의 청약 열기, 이에 따른 공모가격 상승(주당 34~38달러)에 대해 미국 증시 전문가들은 '거품이 커지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투자회사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릭 서머는 "페이스북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적정 가치는 주당 32달러 선"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이쿼티스 리서치의 트립 쵸우드리 애널리스트도 "페이스북의 현재 사용자당 매출은 매우 저조하고 강력한 수익창출의 능력을 가진 모바일 기업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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