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은 지난해까지 수난을 겪었다. 2010년부터 7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진 끝에 지난해 4분기 겨우 흑자로 돌아섰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에선 삼성전자 팬택에 이어 꼴찌로 밀려났고, 세계 시장에서도 가트너 조사결과 1분기에 삼성 노키아는 물론이고 애플과 중국 ZTE보다 못한 5위로 추락했다.
모든 원인이 스마트폰 전략의 부재 탓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비중을 50%로 높이고 애플은 100% 스마트폰만 생산하는 동안 LG전자는 스마트폰 대응이 늦어 1분기 스마트폰 비중이 36%에 머물고 있다.
절치부심, LG전자가 신제품을 발표하며 스마트폰 전략을 새로 다듬었다. LG전자는 17일 국내 전용으로 개발한 LTE 스마트폰 '옵티머스 LTE 2'를 이동통신 3사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주기억용량을 2GB로 늘리고 무선충전과 음성인식 기능을 갖춘 이 제품을 올해 전략폰으로 꼽고 있다.
더불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향한 전략도 판매량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군 위주로 전환했다. LG전자 휴대폰사업본부장인 박종석(사진) 부사장은 "올해 LTE폰은 800만대, 스마트폰은 3,500만대 판매가 목표지만 양 보다 질"이라며 "판매대수로 따지는 순위는 의미가 없는 만큼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판매해 매출액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세계 5위로 밀려난 상황에서 단기간에 뒤집기 힘든 현실 인식도 작용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일반 휴대폰까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할 방침이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초저가 일반폰 비중을 대폭 줄이고 올해 신흥 시장 중심으로 고급형 일반폰을 내놓았는데 반응이 좋다"며 "연말까지 국내와 북미 일본은 LTE폰, 기타 지역은 3세대폰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계속 내놓겠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LTE용 반도체(칩)의 부족이다. 옵티머스 LTE2에 탑재된 퀄컴 칩(MSM8960)은 통신칩과 응용 프로세서가 하나로 합쳐진 원칩이어서 전력 소모가 적고 휴대폰을 얇게 만들 수 있다. 그만큼 수요가 많지만 퀄컴의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박 부사장은 "모든 휴대폰업체들마다 부족한 상황"이라며 "많이 팔아야 퀄컴에서 칩 공급을 늘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전자는 올해 스마트폰의 주요 경향으로 화면의 대형화를 꼽았다. 박 부사장은 "큰 화면을 보면 작은 화면은 보기 힘들어 화면크기는 커질 것"이라며 "스마트폰은 통화 중심이 아닌 화면을 보며 정보를 얻는 기기여서 큰 화면이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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