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기 좋은 날씨다. 따로 돈 들이지 않고 동네 공원에서 산책 겸 무료 운동기구로 가볍게 몸을 푸는 사람들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공원 운동기구도 잘만 활용하면 약이 된다. 단 자신의 관절이나 근육 상태에 맞게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득보다 실이 많다. 평소 관절이나 근육 증상에 따라 궁합이 맞는 운동기구와 피해야 할 운동기구를 살펴본다.
어깨가 아플 땐 역기 올리기는 'No'
어깨를 다친 적이 있거나 평소 어깨에 통증이 있는 사람은 어깨에 힘이 많이 가해지는 운동기구는 좋지 않다. 어깨 부위의 근육이나 관절이 약해진 상태에서 갑자기 무리하게 힘을 주면 근육통이나 인대파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앉은 자세에서 어깨 위로 내려온 손잡이를 올리면서 어깨나 가슴 근육을 활용해 몸을 들어올리는 상체 역기 올리기 같은 운동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커다란 핸들 모양의 기구를 양손으로 잡고 돌리는 운동기구는 대체로 어깨에 무리를 덜 준다. 그러나 이 역시 돌릴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핸들을 아주 천천히 돌리거나, 관절을 통증이 느껴지는 범위를 넘도록 움직이지 않는 게 좋다. 발판에 발을 올리고 어깨 높이에 있는 손잡이를 앞뒤로 움직여 걷는 효과를 내는 운동기구인 스텝사이클도 어깨에 힘이 비교적 덜 들어가는 편이다.
허리가 아플 땐 비트는 동작 말아야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을 앓았거나 평소 허리 통증이 있다면 허리 근육을 쓰기보다 허리를 펴주는 스트레칭 정도의 운동이 낫다. 예를 들어 세로 방향으로 절반으로 자른 원기둥 모양 운동기구를 상체 높이에 눕혀 놓고 여기에 등을 기대 뒤로 젖히는 백스트레칭이나 등과 허리 근육을 풀어주는 등허리지압기가 괜찮다. 이 밖에 발판에 발을 올리고 고정된 손잡이를 잡은 뒤 제자리에서 그네를 타듯 몸을 앞뒤로 움직이는 크로스컨트리와 스텝사이클도 허리와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고 상체와 하체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켜줄 수 있는 운동기구다.
척추관절전문 고도일병원의 고도일 병원장은 "원판 위에 서서 손잡이를 잡고 몸을 좌우로 돌리는 트위스트는 허리와 복부의 유연성을 높여주지만 디스크 같은 허리질환이 진행된 경우에는 허리를 비트는 동작 때문에 통증이 더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목이 저릴 땐 체어플 피해야
스텝사이클과 크로스컨트리 같은 운동기구는 다른 기구에 비해 신체 여러 부위로 몸무게가 비교적 고르게 분산된다. 이 때문에 팔이나 손 힘이 약한 사람에게도 비교적 무리가 덜 간다. 트위스트도 손목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요추(허리 부분의 척추) 근육을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
팔이나 손이 자주 저리거나 아프면 철봉처럼 손목에 하중이 과하게 들어가는 운동은 특히 좋지 않다. 또 자전거처럼 생긴 기구의 안장 부분에 앉아 손잡이를 양손으로 잡고 노를 젓듯 앞뒤로 움직이는 체어플은 팔과 다리의 상호작용을 발달시켜주지만, 자칫 손목에 힘이 많이 들어갈 수 있다.
고 병원장은 "야외 운동기구를 활용할 때 부상을 예방하려면 본격적으로 운동하기 전에 먼저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을 충분히 풀어주는 게 중요하고, 스포츠용 장갑을 끼면 미끄러짐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