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薄熙來) 전 서기 사건의 진원지인 중국 충칭(重慶)시가 당 대회를 한 달 연기했다. 윈난(雲南)성의 당 원로들은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를 연상케 하는 보 전 서기의 극좌 캠페인이 저우융캉(周永康)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의 지지로 가능했던 것이라며 저우 서기와 류윈산(劉雲山) 당 중앙선전부장의 사임을 촉구했다.
런민왕(人民網)은 17일 충칭시 공산당위원회가 5년에 한번 개최하는 시 당 대회를 내달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충칭시 당 기관지 충칭일보가 5월 당 대회가 열릴 것이라고 보도해온 점을 감안하면 한달 가량 연기된 것이다. 연기 이유에 대해선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보 전 서기의 실각 이후 극좌적 충칭모델을 계속 추진할 것인지를 놓고 의견 대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선 보 전 서기에 대한 조사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진단한다. 싱가포르에서 발행되는 연합조보는 "보 전 서기에 대한 당 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충칭시 당 대회 전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당 대회 연기는 당 중앙에 보 전 서기 사건 발표 때까지 시간을 더 준 것"이라고 전했다.
윈난성 자오퉁(昭通)시의 당 원로 16명이 4일 저우 서기와 류 부장 축출에 대한 공개 서한을 당 중앙에 전달한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원로들은 저우 서기와 류 부장이 보 전 서기를 옹호, 당 중앙의 통일성을 해쳤다고 주장했다. 원로들은 "두 사람이 충칭시와 중앙의 권력을 이용, 마오쩌둥 시대의 극좌파 정책을 부활시키는 캠페인을 했고 정치 개혁에도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충칭시의 당 대회가 연기됨에 따라 18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18차 당 대회)가 제 때 열릴지도 관심사다. 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해외판은 14일자 1면에서 "18차 당 대회가 2,270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 하반기 베이징(北京)에서 열린다"며 연기설을 일축한 바 있다. 특히 7~13일 베이징에서 부장(장관)급 이상 고위 당 대표 300여명이 모여 차기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후보자 예비투표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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