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힌 미국 블리자드사의 역할분담게임(RPG) '디아블로3'가 이번에는 부실한 서비스 및 판매 소동으로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5일 자정부터 온라인 접속 서비스를 시작하며 전세계에서 동시 판매된 디아블로3의 온라인 게임 기능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이용자들은 아예 몇 시간 동안 접속이 되지 않거나, 게임 도중 접속이 끊기고 게임을 통해 획득한 도구(아이템)들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원인은 블리자드에서 디아블로3의 온라인 게임 지원을 위한 '배틀넷' 서버가 정지(다운)됐기 때문이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는 "16일 새벽에 북미 유럽 아시아에 각각 운영하는 배틀넷 서버 가운데 북미와 아시아서버가 2,3시간 동안 다운됐다"며 "아직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블리자드는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에 각각 서버를 운영하고 있으나 아시아 지역의 경우 이용자 수가 많고 장시간 사용하는 마니아들도 상당수에 달해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한국법인 직원들을 비상 대기시켜 놓고 있다. 특히 블리자드코리아 측은 서버 다운으로 게임 접속이 끊기면서 아이템이 사라지거나 이용자 레벨이 낮아진 경우 국내 고객센터에 문의한 이용자에 한해 복구해 주고 있다. 블리자드코리아 관계자는 "북미 지역에서 1년 동안 이용자 시험(베타테스트)을 거쳤으나 발견되지 않은 결함(버그)들이 있다"며 "초창기여서 이런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안정화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판매를 둘러싼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블리자드코리아는 15일 오후 8시부터 12시 사이에 서울 왕십리역 쇼핑센터에서 한정판 4,000개를 판매했다. 그러나 장시간 기다리고도 한정판을 구매하지 못한 사람들이 돌아가지 않고 집단 항의를 하자 직원이 현장에서 주소를 적어놓고 가면 이미 다 팔린 한정판을 추가 확보해 판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바람에 미국에서는 수량 제한 없이 판매하는 소장판을 한국에서만 마케팅을 위해 한정판으로 내놓고 장시간 줄을 세웠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현재 인터넷에는 9만9,000원짜리 한정판을 50만원에 내놓은 경우도 있다. 심지어 일부 이용자에게 추가 판매를 약속한 한정판을 어떤 방법으로 확보할 지에 대해서도 블리자드코리아는 확실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소장판을 한정판으로 판매한 것인 지 확인 중에 있다"며 "왕십리 현장에서 일부 이용자들에게 제시한 한정판 추가 판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뒤늦게 이날 한정판을 판매한 제주에서도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한정판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이용자들은 전날 비행기를 타고 와서 이마트 제주점 앞에서 장시간 기다렸으나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기다린 사람들 사이에 구매 순서를 놓고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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