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레 생겨나는 흥을 스스럼없이 표출하는 아이들 모습을 보니 책임감마저 절로 드네요.”
공연은 끝났지만4인조 아카펠라 그룹 ‘원달러’의 베이스 심태호(37)씨에게는 또 다른 출발점이었다. ‘원달러’는 16일 오전 충북 제천의 청암학교에서 열린 ‘찾아가는 뷰티풀 한마음 음악회’의 마지막 순서를 장식했다. 청암학교는 영아반부터 고등부까지 220여명의 지적 장애아들이 다니는 특수학교다.
음악회를 보려고 교내 면류관홀에 모인 학생들은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등 처음엔 산만했다. 하지만 연주가 시작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음악을 듣는 데 집중했다. 연영흠 제천경찰서장 등 지역 유지 60여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플루트4중주단 플뢰터 홀릭도 참여해 ‘치고이네르바이젠’ 같은 난곡을 들려주는 등 이날 연주회 수준은 정규 무대가 무색했다. 서울 예술의전당 IBK홀 독주회 등 굵직한 공연을 앞두고 있는 리더 윤현임(38ㆍ수원대 음대 교수)씨는 “나눔을 실천하는 이런 음악회에 앞으로도 계속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마비’ 정도만 받는 행사에 대한 다짐이었다.
청암학교 개교 20주년을 기념하고 제 3대 이사장 장병호(60)씨의 취임식을 겸한 이 음악회는 스포츠 재활 사업을 하는 위캔스포츠가 주최했다. 공연기획사 메노뮤직의 송미선 대표를 만나 2010년부터 장애인 복지시설을 찾아가는 음악회를 해온 이 회사 대표이사 전상균(41)씨는 “지적 장애인도 우리들의 친구”라며 “다음 행사부터는 장애인뿐 아니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음악회로 성격을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장애아 문제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법적ㆍ제도적인 것보다 일반 아동과 장애아의 공동 학습을 꺼리는 등 심리적 태도의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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