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신임 대통령이 취임식 당일인 15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그리스 사태와 신재정협약 재협상 등을 논의하기 위해 부랴부랴 독일로 향한 올랑드 대통령은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희망한다는데 메르켈 총리와 뜻을 같이 했다. 하지만 유럽 경제위기 해법으로 각기 내놓은 성장과 긴축이라는 상반된 입장까지 해소하지는 못했다.
메르켈 총리는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독일과 프랑스는 그리스의 경제 성장을 위한 추가 조치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리스가 유럽연합(EU)과 유로존에 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두 정상이 함께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 반대 입장을 확실히 했다"면서도 "그리스 사태 해결방법이 다른 만큼 불안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신재정협약 재협상 등을 놓고 당초 예상한 것만큼 격렬한 논쟁을 벌이지는 않았으나 의견차는 여전히 컸다. 올랑드 대통령은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신재정협약 재협상이 성장정책을 포함하는 쪽으로 논의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재정협약 재협상을 요구했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지만, dpa 통신은 올랑드 대통령이 회담에서 신재정협약의 수정을 메르켈 총리에게 요구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회담에서 어떤 결정도 나오지 않은 만큼 그리스 대책과 유럽 경제위기 해결책으로 성장정책을 포함시키느냐 여부는 23일 EU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서로 자기 주장만 고집할 만큼 유로존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는 것을 두 정상은 잘 알고 있다"며 "치열한 논의를 거쳐 빠른 시간 내 합의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취임 첫날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그는 궂은 날씨 속에 카 퍼레이드를 하느라 내내 비를 맞았다. 또 메르켈 총리를 만나러 독일로 향하던 대통령 전용기는 이륙하자마자 벼락을 맞는 사고를 당했다. 올랑드 대통령과 수행원 등이 탑승한 전용기 '팰콘 7X'는 안전 점검을 위해 파리 공군기지로 회항했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올랑드 대통령은 비행기를 갈아타는 바람에 메르켈 총리와의 약속시간에 한 시간 가량 늦었다.
로이터 통신은 "취임식 날 내린 비는 올랑드 대통령이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일들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