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인 한화 류현진(25)과 KIA 윤석민(26)은 무시무시한 '마구'를 갖고 있다. 류현진은 체인지업, 윤석민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상대 타자들을 윽박지르고 있다. 두 투수가 갖고 있는 '필살기'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국내를 대표하는 타자들은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윤석민의 슬라이더 중 어느 것을 더 어렵다고 생각할까. 8개 구단 간판타자들은 한결같이 두 투수의 공을 때리기가 어렵다고 입을 모으면서 자신들의 타격 스타일에 따라 그래도 저마다 공략할 수 있는 구질을 꼽았다.
왼손 타자는 왼손 투수가 어려운 법. 이번 설문에 참여한 왼손 타자들은 왼손 투수인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더 어렵다고 했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은 "류현진의 볼은 아직 쳐보지 않았다"면서도 "직구와 체인지업을 던질 때 투구 폼의 차이가 없다. 류현진의 볼이 더 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두산 김현수와 KIA 최희섭도 "몸쪽에서 떨어지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넥센 강정호는 오른손 타자이지만 윤석민이 아닌 류현진을 더 어려운 상대로 찍었다. 강정호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직구와 똑같이 오다가 위에서 아래로 뚝 떨어진다. 윤석민의 슬라이더 보다 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오른손 타자인 롯데 홍성흔과 LG 정성훈은 윤석민의 슬라이더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선택했다. 홍성흔은 "슬라이더의 각이 마치 직구처럼 보인다. 직구인지, 슬라이더인지 매번 헷갈린다"고 말했다.
한화 김태균과 SK 최정은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윤석민의 슬라이더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삼성 이승엽=윤석민의 슬라이더는 힘있고 빠르게 들어와 치기 어렵다. 볼끝도 좋다. 윤석민은 슬라이더를 몸쪽과 바깥쪽 자유자재로 던진다. 류현진의 볼은 아직 쳐보지 않았다. 컨트롤이 뛰어나다. 직구가 위력이 있어서 그런지 체인지업도 더 위력적으로 보인다. 직구와 체인지업의 투구폼 차이도 없다. 둘 다 좋은 투수지만 내가 왼손이다 보니까 류현진의 볼이 더 치기 어렵지 않겠나.
▲롯데 홍성흔=개인적으로 류현진의 체인지업보다 윤석민의 슬라이더가 치기 어렵다. 부드러운 폼에서 던지는 슬라이더의 각이 마치 직구처럼 보인다. 스피드도 물론 빠르지만 직구인지, 슬라이더인지 타석에서 매번 헷갈린다.
▲넥센 강정호=개인적으로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더 치기 어렵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직구와 똑같이 오다가 종으로 떨어진다. 윤석민의 슬라이더도 치기 어렵지만 횡으로 흘러나가는 공은 손목 힘에 자신 있어 맞힐 수 있다.
▲한화 김태균=윤석민의 슬라이더는 빠르다. 좀처럼 타이밍을 잡기 힘들 만큼 구위가 좋다. 류현진은 상대해 본 적이 없어 윤석민과 비교하긴 힘들다.
▲두산 김현수=류현진과 윤석민의 공을 모두 쳐봤다. 모두 최고의 투수이기 때문에 어떤 선수의 공도 쉽게 칠 수는 없다. 류현진과 윤석민 모두 공을 가볍고 편안하게 던지는 것 같다. 류현진은 왼손투수라 왼손타자 입장에서는 더 난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LG 정성훈=둘 다 치기 힘든 구질을 갖고 있다. (웃으면서)빨리 해외로 나갔으면 한다. 류현진이 위기상황에서 던지는 체인지업은 알고도 치기 힘들다. 윤석민은 팔 스윙도 빠르고 슬라이더가 바깥쪽으로 많이 휘어나간다. 아무래도 내가 오른손 타자이기 때문에 류현진보다는 윤석민을 공략하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KIA 최희섭=윤석민의 슬라이더는 연습경기를 하면서 쳐봤다. 두 투수 모두 직구처럼 오다가 떨어지는 볼을 던지기 때문에 치기가 쉽지 않다. 개인적으론 왼손 타자이다 보니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윤석민의 슬라이더 보다는 안에서 안으로 떨어지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어렵다.
▲SK 최정=그날 던지는 투수의 컨디션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누구 공을 치기 더 어렵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둘 다 치기 어렵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의 경우 직구와 궤적이 똑같아 힘들고, 윤석민의 슬라이더도 마찬가지로 알고도 치기 어렵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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