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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블랙 메리 포핀스' 매끄러운 형식미 갖춰… 평면적 결말이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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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블랙 메리 포핀스' 매끄러운 형식미 갖춰… 평면적 결말이 흠

입력
2012.05.1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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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작품 홍수 속에 국내 창작 뮤지컬이 차츰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초연부터 화제가 된 '모비딕' '서편제'의 올해 재공연이 큰 인기를 얻은 데 이어 또 한편의 창작 뮤지컬이 공연팬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극 형식의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밀당의 탄생'으로 지난해 화려하게 데뷔한 서윤미씨가 극작, 연출은 물론 작곡까지 도맡은 '블랙 메리 포핀스'다. 서씨는 '밀당의 탄생'도 극작ㆍ연출ㆍ작곡을 맡아 흥행에 성공시켰다.

제목에서 연상되듯 '블랙 메리 포핀스'는 동화 '메리 포핀스'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메리 포핀스처럼 '블랙 메리 포핀스'의 보모 메리 슈미트도 완벽한 유모다. 메리 포핀스가 마법까지 동원해 아이들의 모든 소원을 들어주듯 메리 슈미트는 살인사건의 소용돌이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려 애쓴다. 독일을 배경으로 한 집에 입양된 4명의 아이들과 이들의 보모 사이에 얽힌 비밀을 풀어가는 내용이다.

창작 초연치고는 상당히 매끄러운 형식미를 갖췄다. 사건은 주로 테이블을 뒤집어 놓은 듯한 모양의 중앙 공간에서 진행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극의 흐름에 맞춰 수동이긴 하지만 소극장 공연으로는 드물게 회전 무대를 썼다. 조명도 음산한 분위기와 잘 맞고 주로 손동작을 활용한 안무도 새롭다.

하지만 형식에 비해 공연의 내용은 극작과 연출, 작곡을 도맡은 창작자의 한계를 드러낸다. 우선 이야기가 연출자의 의도대로 '심리 추리 스릴러'라는 타이틀을 달기에는 너무 헐겁다.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 평면적이어서 결말이 관객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굳이 규정하자면 심리 묘사극 정도의 수식어가 어울릴 듯하다. 음악 역시 극 분위기에는 어울리지만 결정적으로 기억에 남는 멜로디가 없다.

그래도 형식적인 완성도를 감안할 때 이야기와 음악의 결을 잘 살린다면 잠재력이 큰 작품이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하자마자 주목 받은 송상은, 연극 '모범생들'에서 호연한 김대현 등 최근 연기력을 인정 받고 있는 젊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눈길을 끈다. 코미디로 데뷔해 과감하게 심리극에 도전한 작가 겸 연출가 서윤미씨의 앞으로의 행보가 자못 기대된다. 7월 29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02)548-0598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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