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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검정고시 10세 최연소 합격 유승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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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검정고시 10세 최연소 합격 유승원군

입력
2012.05.1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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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보다 2년 뒤처진 공부를 따라잡으려 시작했는데 6년이나 앞서게 됐습니다.”

1957년부터 연 2차례 시행되는 고졸검정고시에서 최연소 합격자가 나왔다. 경기 구리에 사는 10세 유승원군이다. 유군은 15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고졸검정고시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은 물론이고 종전 최연소 합격자 기록(13세)까지 갈아치웠다. 유군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특별한 비결은 없다”면서도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배운 게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래 답지 않은 의젓한 대답이었다. 유군의 어머니도 “어려서부터 영재성 같은 건 보이지 않았고, 제 하고 싶은 것 다했다”며 “공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면 대학원생 누나가 했을 것”이라고 했다.

유군의 검정고시 도전은 예기치 못했던 휴학(취학유예)이 계기가 됐다. 집안 사정으로 4학년 2학기 때 학교를 쉬면서 뒤떨어진 교과를 따라잡기 위해서였다. 친구들과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고 싶은 욕심도 작용했다. 유군 어머니는 “1년 정도 쉰 뒤 복학을 하려다 보니 친구들보다 낮은 학년에서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다”며 “친구들과 나란히 중학교에 입학하려고 2010년 5월 중학입학검정고시에 응시, 합격했다”고 전했다.

중학입학검정고시 응시도 순탄치 않았다. 응시 연령이 12세 이상이어서 유군은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버지 유정인(51)씨는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법원에다 교육청 상대로 응시연령제한 처분 취소 가처분신청을 냈다”며 “시험 바로 며칠 전 극적으로 법원이 승원이의 손을 들어줘 응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게 작년 5월의 이야기다. 1심 본안 소송에서도 유군이 이겼으나, 교육청은 항소했다.

친구들이 5학년에 다니던 지난해 중학입학검정고시 합격으로 유군은 초등 6년 과정은 사실상 마친 셈이 됐다. 친구들이 초등교 졸업하기를 기다렸다 중학교에 나란히 입학할 수도 있었지만, 유군에겐 너무 긴 시간이었다. 보다 못한 어머니가 나섰다. 고교입학 검정고시 도전을 권유한 것이다. 시험은 석 달 뒤였다. 유군은 보란 듯 통과했다. 내친 김에 4월 고졸검정고시 도전을 시도했다. 합격하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데, 이날 합격 통보를 받았다.

10세 어린이가 고졸검정고시에 합격한 비결이 궁금했다. 유군 아버지는 “

자기주도학습 덕분”이라며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 부모와 떨어져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한 시간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유군 어머니도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아이들을 맡기면 버릇이 없어지고 학습능력,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말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거들었다.

유군의 부모는 24일 열리는 2심 판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했다. 법원이 1심 판결을 뒤집고 교육청 손을 들어줄 경우 지금까지 통과한 중학입학ㆍ졸업, 고교졸업 검정고시 합격증을 반납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모의 걱정과 관계없이 유군의 생각은 천진난만하다. “수학, 과학이 좋아서 과학자가 되려고 했는데 비행기가 좋아져 조종사가 되기로 했죠. 그것도 한 달 전에 할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의사로 마음이 돌아섰어요.”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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