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꽃게·광어 다 어디 가고… 녹조류가 인천 앞바다 점령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꽃게·광어 다 어디 가고… 녹조류가 인천 앞바다 점령

입력
2012.05.15 12:08
0 0

인천 송도와 팔미도, 경기 대부도 앞바다에서 꽃게와 광어, 주꾸미, 소라를 잡는 어민들이 신음하고 있다. 5월 들어 수온이 오르면서 파래와 매생이 등 녹조류가 가까운 바다를 점령해버려 피해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어민들과 환경단체는 피해 원인에 대해 지난해 8월 가동에 들어간 시화호 조력발전소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발전소가 녹조류를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발전소를 운영ㆍ관리하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측은 “발전소 가동 이후 급격한 해양생태계 변화는 없었다”면서도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원인을 분석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15일 오후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에서 만난 은하호 선장 한경렬(55)씨는 “4월 말부터 6월15일까지가 꽃게와 광어철로, 지난해는 하루 평균 조업량이 꽃게 50㎏, 광어 100㎏에 달했지만 올해는 파래와 매생이 때문에 꽃게 10마리, 광어 2마리가 고작”이라며 “30년 넘게 여기서 일해왔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통발로 소라를 잡는 박만근(48)씨는 “이 시기에는 소라를 매일 150~200㎏씩 잡아야 하지만 팔미도 주변을 꽉 채운 파래 때문에 지금은 40㎏만 올라온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업을 포기하는 어민들이 속출하고 있다. 은하호 선장 한씨만 해도 올해 1,200만원을 들여 그물을 장만했지만 녹조로 뒤덮인 바다로 나가지 못해 창고에 그대로 쌓여있는 상태이다. 또 광명호 선장 박성식(52)씨는 주꾸미를 잡는 그물에서 파래를 떼어내느라 하루를 다 보낼 지경이다. 어민들은 이 같은 피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하소연한다. 계속된 매립으로 산란지인 송도갯벌이 없어져 어족자원이 줄어든데다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가동된 직후인 지난해 10월 숭어 등 어류 약 1만 마리(한국수자원공사 조사 2,000여마리)가 집단 폐사하기도 했다.

민면식 해양환경감시단장은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녹조류가 가득한 물을 팔미도 쪽으로 내보내고 있다”며 “소래 어촌계 어선 340척 중 224척이 근해에서 조업하는 5톤 미만인 데 대부분이 일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는 “녹조류 출현으로 민원이 시화호 연근해에서도 제기돼 조력 발전으로 인한 피해를 조사 중”이라며 “해양환경 변화 모니터링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