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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들 연극무대로… 색다른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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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들 연극무대로… 색다른 재미

입력
2012.05.1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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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국내 관객과 먼저 만난 원작 연극이 잇따라 소개되고 있다. 원소스 멀티유스 시대에 셰익스피어를 비롯한 고전 희곡을 영화 등 여러 장르로 변주하는 것이야 흔한 일. 현대 희곡에선 충격적인 결말이나 마니아적인 독특한 소재를 다룬 작품이 주로 스크린에 옮겨진다. 지난달 개막해 31일까지 공연되는 'M. 버터플라이'나 6월 5일 막을 올리는 '그을린 사랑', 지난해 초연에 이어 오픈런으로 재공연 중인 '키사라기 미키짱' 역시 소재만으로도 흥미를 끄는 작품들이다. 이들 연극의 면면과 영화와의 차별성을 짚어봤다.

소재의 강렬함 '그을린 사랑'

명동예술극장에서 7월 1일까지 공연되는 국내 초연작 '그을린 사랑'은 지난해 최다 관객을 동원한 예술영화로 먼저 알려졌다. 원작은 레바논 태생 캐나다 작가 겸 연출가 와즈디 무아와드가 쓴 희곡. 2003년 프랑스 초연 이후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쌍둥이 남매 시몽과 잔느가 어머니 나왈의 유언을 접한 후 나왈의 인생 여정을 되짚어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 근원에 대한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내용. 현대판 오이디푸스 신화라 할 만한 잔혹한 운명을 담았다. 이야기를 단순화하고 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의 황량한 풍광을 적극 활용한 영화와 달리 공연은 '말의 연극'을 표방한다. 기독교 민병대가 이슬람 난민이 탄 버스를 불태우는 장면이나 감옥의 고문 장면 등을 누군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풍부하고 강렬한 대사로 표현한다.

나왈의 격정적 삶을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이다아야(14~16세), 배해선(19세~40대), 이연규(60대)가 3인 1역의 연기를 선보이는 점도 독특하다. 연출 김동현. 1644-2003

동성애보다 심리묘사에 주목 'M. 버터플라이'

역시 국내 초연인 'M. 버터플라이'의 희곡은 중국계 미국인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이 썼다. 1988년 워싱턴에서 처음 무대에 오른 후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은 작품이지만 국내에는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의 영화(1993)가 먼저 선보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프랑스 영사 르네 갈리마르와 경극 배우 송 릴링 사이의 20여년에 걸친 기묘한 관계를 그린다. 동성애 코드를 부각한 영화에 비해 연극은 서구사회의 동양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와 환상에 주목한다. 즉 백인 남자 갈리마르는 스스로 만든 환상을 통해 중국 남자 송을 여자로 착각하고 사랑에 빠진다. 릴링을 맡은 배우 김다현, 정동화의 연기가 여성스럽기보다는 다소 중성적으로 표현된다. 연출 김광보. (02)766-6007

여주인공은 영화에만? '키사라기 미키짱'

자살한 아이돌 스타 키사라기 미키의 1주기에 모인 오타쿠 삼촌팬 다섯 명의 이야기를 담은 '키사라기 미키짱'. 영화와 연극의 뚜렷한 차이는 미키의 등장 여부다. 영화에서는 죽은 미키와 관련된 다섯 남자의 에피소드가 미키의 등장으로 직접 표현되지만 연극에서는 남자 배우들이 돌아가며 미키 역할을 함으로써 극적인 재미를 더한다. 일본 극작가 고사와 료타의 작품으로 2003년 일본에서 초연됐고 2007년에 만들어진 동명 영화는 2008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에도 소개됐다. 연출 이해제. 1588-0688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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