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단에서 물러난 유시민·이정희 전 대표의 정치적 이미지와 위상이 정반대 흐름을 타고 있다. 유 전 대표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과 폭력 사태 등을 거치면서 새롭게 주목받는 정치인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반면 진보 진영의 아이콘이었던 이 전 대표는 정치적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유 전 대표는 부정 경선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해 당 쇄신의 주역이 되더니 진보당 구당권파의 비민주적이고 패권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여지없이 직격탄을 날리며 '합리적 개혁주의자'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유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5,6개월 동안 당을 같이 하면서 당 권력을 쥔 분들(구당권파)이 저에게 대선후보로 나가든 당 대표를 하든 같이 해 주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전해왔다"고 폭로했다. 이 같은 제의에 유 전 대표는 "그 분들과 힘을 합쳐 파당을 짓게 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당권파 실세인 이석기 당선자에도 거침없는 비판을 가했다. 그는 이번 사태와 관련, "정치적 욕심이든 이권이든 뭐든 있는 것 같다"며 "이 당선자를 꼭 국회에 보내야 되고 그러기 위해 당의 결정을 다 막아야 한다고 (구당권파가) 판단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전 대표는 또 12일 중앙위 폭력 사태 당시에는 여성인 심상정 전 대표를 몸으로 보호하는 등 '신사도'를 발휘해 잔잔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그동안 야권 내에서 "자주 분열과 갈등을 일으켰다"는 비판을 받아 왔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 유 전 대표의 이미지는 상당히 호전된 셈이다.
이어 2010년 6월 본인이 나선 경기지사 선거에서 패하고, 지난해 4ㆍ27 보궐선거에서 야권단일 후보로 나선 국민참여당 후보가 경남 김해을에서 패하면서 참여당과 유 전 대표는 정치적 하향세를 거듭했다. 유 전 대표의 대선 꿈은 날아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런 그가 강성 운동권 세력이 득세하고 있는 통합진보당 중앙에서 합리적 쇄신과 개혁을 추진하면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정치적 재기를 모색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반면 이정희 전 대표는 2009년 국회의원이 뽑은 '후원하고 싶은 여성 정치인' 1위에 올랐고 2010년엔 차세대 여성리더 300인 중 1위에 뽑힐 정도로 탁월한 정치 이력을 쌓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를 겪으며 자파 세력 보호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정치적 이미지가 바닥에 떨어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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