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법 위반으로 소주공장 폐쇄위기에 몰렸던 ㈜무학이 한숨을 돌렸다.
울산지방법원은 14일 무학이 제기한 울산공장 면허취소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무학은 일단 울산공장을 계속 가동, 소주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83년 역사의 경남지역 '향토'주류업체인 무학이 공장 폐쇄위기에 몰린 건 국세청이 울산공장에 대해 면허취소를 통보하면서부터. 지난해 말 부산지역 시민단체 6곳 대표들이 "무학의 울산공장은 완성된 술을 들여와 용기에 주입 및 포장만 하도록 허가 된 곳임에도 창원공장에서 알코올 도수 95%인 원액을 가져와 희석 후 완제품을 만들어 결국 주세법을 위반 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사건을 넘겨받은 부산지방국세청은 지난 달 울산공장에 대해 면허취소를 통보했고, 무학은 곧바로 법원에 생산중단을 막아달라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및 국세청 판단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냈다.
가처분 판결에도 불구, 논란의 핵심인 '무면허' 에 대해 국세청과 무학의 시각차는 여전히 크다. 국세청은 "울산공장은 '용기주입제조면허'를 받았음에도 술까지 만들어 규정을 명백히 위반했고 창원공장 역시 '좋은데이' 등 19.9도 이하 소주만 출고해야 한다는 관련 조항을 어겼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무학은 "창원에서 울산공장으로 원액이 아닌 알코올 50도짜리 반제품을 들여와 완제품을 만들어 출고했다"며 "주세법상 주류면허조항의 일부를 위반한 것은 맞지만 면허취소대상으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은 건 행정소송 결과다. 만약 법원이 국세청 손을 들어줄 경우 무학의 울산공장은 문을 닫을 수도 있다.
무학은 "그렇게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창원 2공장 증설을 통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창원 1공장 생산량이 월 4,000만병이고 울산공장이 800만병인데, 울산공장이 가동을 멈춰도 올 연말이면 창원 1,2 공장에서만 월 7,000만병을 생산해 평균 판매량(3,600만병) 이상의 공급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무학은 현재 부산 경남지역 6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반으로 전국 시장에서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가처분결정으로 한숨 돌렸지만 행정소송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지역민심도 그렇고 수도권 진출 계획 등 향후 사업도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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