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이 13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레아주 지방선거에서 참패해 메르켈 총리가 추진해온 긴축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AFP통신 등 외신은 이날 지방선거 출구조사결과 집권 기독교민주당이 2년 전(34.6%)에 비해 크게 떨어진 26.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야당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은 각각 39.1%, 11.3%를 득표해 연정을 유지하게 됐다.
인구 1,800만여명의 독일 최대 선거구인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레아주는 연방 총선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으며 메르켈 총리도 2005년 이 지역에서 승리한 뒤 정권을 창출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패배로 메르켈은 내년 9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입지가 불안해졌다.
전문가들은 메르켈의 패배가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전역을 휩쓸고 있는 긴축정책 반대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메르켈이 추진해온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불안을 느낀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쓰리고 고통스러운 패배"라면서도 "이번 결과는 사민당 소속인 한네로레 크라프트 주총리의 승리"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15일로 예정된 독불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는 긴축을 요구하는 유럽연합 신재정협약의 수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망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사민당이 올랑드 당선자와 연합, 성장을 주장하면서 메르켈을 궁지로 몰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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