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편의 게임이 한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역할분담형게임(RPG)인 ‘디아블로3’와 ‘리그 오브 레전드’다.
공교롭게 두 게임은 모두 미국 게임업체 블리자드와 관련이 깊다. 디아블로3는 블리자드에서 만들었고, 리그 오브 레전드는 블리자드 출신 개발자들이 만들었다. ‘블리자드 효과’로 꼽을 수 있는 이 게임들의 공통점은 낮은 사양의 PC에서도 쉽게 작동한다는 점. 요즘 게임과 달리 굳이 고가의 고성능 PC로 바꾸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어 게임층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3를 국내 출시, 15일 자정부터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0년 나온 디아블로2에 이어 1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인 이 게임은 주술사, 전사, 수도사 등 여러 직업중 하나를 선택해 악마들과 싸우며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이다.
게임 애호가들은 14일 오후 8시부터 판매를 시작한 이 게임을 사기 위해 전날 오전부터 판매장소인 서울 왕십리 민자역사에 위치한 쇼핑센터 비트플렉스에 모여 밤새 기다렸다. 이날 왕십리역에 모여든 인원만 2,000여명. 블리자드측은 한정판 수량이 4,000개뿐이어서 뒤에 찾아온 사람들은 돌려 보냈다. 박경화 블리자드코리아 홍보팀장은 “이 게임이 14번째 판매량 1위 제품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디아블로3는 출시전부터 아이템경매 기능이 화제가 됐다. 게임에 필요한 아이템을 현금을 주고 이용자들 간에 사고 파는 일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해당기능을 불허해 금지됐지만 해외에서는 게임만으로 먹고 사는 일이 가능해졌다. 박 팀장은 “온라인 서버에서 접속 주소가 한국일 경우 아이템 경매를 자동 차단한다”며 “정부와 계속 얘기해 국내에서도 아이템 거래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물론 허점은 있다.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인터넷접속주소(IP) 우회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해외를 통해 접속한 것처럼 위장할 수 있어 아이템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 관계자도 “IP우회까지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디아블로3와 더불어 화제가 된 또 한편의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다. 2010년처음 선보인 이 게임은 블리자드 개발자들이 뛰쳐나와 설립한 라이엇게임즈 작품. 이 게임 역시 디아블로3처럼 저사양 PC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
이 같은 방식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는 전세계 3,200만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아이온’‘리니지’ 등 전통의 온라인 게임 강호들을 누르고 8주째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20,30대 직장인들이 많이 즐겨 ‘직딩 게임’으로 통한다.
이렇다 보니 국내 게임업계는 벌써부터 블리자드 효과를 경계한다. 잘못하면 대목인 여름방학 시장을 고스란히 외국게임들에 내줘야 할 판. 게임업계 관계자는 “6개월까지는 디아블로3의 인기 몰이가 대단할 것”이라며 “하지만 국산 온라인게임들도 저력이 있는 만큼 가을 이후 대작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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