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다. 최강희 감독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는 의문투성이다.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최강희 감독이 1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에닝요 특별 귀화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절차와 기준 없이 무작정 밀어붙였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직접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미스터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전북화' 하려 했나
최 감독은 라돈치치(수원)와 에닝요(전북)의 귀화를 추진했다. 5년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 탓에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경기에 뛸 수 없는 라돈치치의 특별 귀화 작업은 접었지만 에닝요 건은 계속해서 목을 매고 있다. 공교롭게 에닝요는 최 감독이 최종예선을 마친 뒤 지휘봉을 잡게 되는 전북 소속이라 향후 용병 쿼터까지 고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에닝요가 귀화하면 전북은 용병을 1명 더 뽑을 수 있기 때문. 최 감독은 14일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에서 '전북을 위한 귀화가 아니냐'는 말이 있었지만 전북 복귀 후 용병 쿼터까지 고려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자고 했다면 질타 당해야 마땅하다"며 "최종예선이 코앞인데 앞으로의 문제까지 생각할 여력이 없다"고 답답해 했다.
귀화 진정성 확인했나
귀화는 '한국의 문화와 정서 등에 대한 동질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특별 귀화는 복수국적이 가능한 특혜라 정서적인 교감이 밑바탕 돼야 한다. 에닝요는 7년째 한국 무대에서 활약했지만 한국어 구사 능력이 라돈치치에 비해 한참 떨어진다. 이로 인해 '한국 선수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월드컵 출전을 위해 귀화하려 한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최 감독은 두 선수의 진정성 확인을 묻는 질문에 "에닝요와 라돈치치에 대해 여러 경로를 통해 들었고 이들의 진정성도 확인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최 감독이 이들을 직접 만난 적은 없다. 최 감독은 에닝요 에이전트를 통해 들었을 뿐이다. 그는 "협회에서 특별 귀화를 요청해준 것만으로도 에닝요가 눈물을 흘렸다고 하더라"며 반문했다.
적법한 절차 밟았나
이번 특별 귀화 논란은 첫 귀화 태극전사 탄생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한국 태생이 아닌 선수를 처음으로 발탁하는 중대 사안임에도 절차를 무시해 반감이 일고 있다. 절차를 무시했다는 지적에 최 감독은 "협회 기술국과 충분히 얘기를 했고 분명히 절차를 밟아가고 있는데 '생략됐다'고 비쳐지고 있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질타를 피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장수를 기본적으로 흔드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쿠웨이트전 이전까지는 귀화 문제가 나와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최종예선 진출이 확정된 뒤 '대표팀에 정말 라돈치치와 에닝요가 필요한가'에 대해 기술국과 충분히 상의했다. 숨기려 한 게 아니라 언론 보도를 통해 나와서 왜곡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 감독의 해명과는 달리 태극전사 선발 임무를 담당하는 기술위원회는 특별 귀화 논란이 일어나기 이전까지 소집된 적도 없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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