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교육당국에 적발되는 학교폭력 가해 학생은 2만여명이라고 한다.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선 피해 학생이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해 학생을 폭력의 세계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15일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은 가해 학생을 변화시키는 것이 학교폭력 예방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아본다.
제작진이 먼저 찾은 곳은 1980년대부터 대대적인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펼친 노르웨이. 국내에서도 학교폭력 예방 대책의 모범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올베우스 프로그램'을 만든 베르겐대학의 올베우스 교수는 학교폭력에 가담했던 청소년이 성인이 됐을 때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일반 학생보다 4배 이상 높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을 하루라도 빨리 폭력의 세계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사회뿐 아니라 가해 학생의 미래를 위해 시급한 과제임을 보여준다.
서울대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는 학교폭력 가해 학생의 뇌 영상을 촬영한 결과 타인의 고통을 인지하는 해마와 편도핵의 활성도가 일반 학생보다 현저히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피해 학생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김 교수는 가해 학생들이 과거에 받았던 고통을 문제의 근원으로 지적한다. 그는 가해 청소년들의 정서 처리 능력을 발달시키면 타인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공감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고 본다.
전문가들이 청소년들의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또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예술 교육. 예술이 청소년을 변화시키는 것은 범죄에 빠지기 쉬운 빈민가 청소년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가르쳐 효과를 본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 교육 등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1년 동안 시 창작 수업을 받은 후 응어리진 상처를 시어로 풀어내고 있는 소년원생들의 모습을 통해 사회가 해야 할 일을 다시 생각해 본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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