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와 관련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격한 비판이 이어졌다. 진보 논객들은 13일 폭력 사태를 야기한 통합진보당 당권파를 맹비난했고, 인터넷 생중계 등을 통해 지켜본 대부분의 네티즌들도 포털 사이트 등지에 폭력을 휘두른 당원들을 향한 비판의 글을 쏟아냈다.
대표적 진보 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마치 사교 집단의 광란을 보는 느낌"이라면서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이정희마저 그러리라는 것'과 '저들이 당 대표를 구타하기까지 하리라'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진 교수는 전날 밤에는 "오늘로 대한민국 진보는 죽었다"라면서 "여러분은 경기동부연합이 통합진보당에 표를 던진 200만이 넘는 유권자의 뜻을 사정 없이 짓밟은 민주주의 파괴 현장을 보고 있다"고 적었다. 진 교수는 또 "대중들은 '경기동부연합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확신이 생겼을 것"이라고도 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트위터에 "당권파가 저런 선택을 막을 수 없게 됐으나 당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비극이며 이는 야권연대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적었고, 소설가 이외수씨도 트위터에 "싸움하는 당신들은 부끄러움을 몰라도 국민은 부끄러움을 안다"고 비판했다.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지에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통합진보당 당권파를 비난한는 네티즌들의 글이 줄을 이었다. 한 트위터리안은 "폭력을 휘두른 짐승들을 고발해야 된다"며 "통합진보당 내 이런 양아치들이 진을 치고 있을 줄이야..."라고 탄식했다.
다른 네티즌은 당권파를 향해 "자신의 비리에 대해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 모습을 볼 때 비통한 심정을 넘어 역겹고 더럽다"고 적었다.
통합진보당 문제가 폭력 사태로 점철되면서 민주당은 야권연대의 지속 여부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야권연대는 국민 마음을 얻어 정권 교체를 하자는 것인데 이런 상태로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나 '야권연대 재고의 목소리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연대의 대상이므로 구체적으로 통합진보당 문제에 개입하거나 자극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정치 도의에 어긋난다"고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매우 충격적이고 참담한 폭력 사태에 대해 통합진보당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자세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현재로서는 통합진보당의 자정과 쇄신을 전제로 야권연대를 지속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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