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용병' 에벨톤C(24)의 활약에 힘입은 수원 삼성이 프로축구 선두를 탈환했다.
수원은 13일 수원 월드컵경기장(빅 버드)에서 열린 광주 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12라운드 홈 경기에서 동점골을 터트리고 결승 자책골을 유도한 에벨톤C의 맹활약으로 4-1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시즌 홈 경기 7연승을 거두며 8승2무2패(승점 26)를 기록한 수원은 서울과 제주(이상 7승4무1패ㆍ승점 25)를 제치고 1위로 뛰어 올랐다.
4-1-4-1 포메이션의 왼쪽 날개로 나선 에벨톤C는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빅 버드를 찾은 2만9,000여 관중의 시선을 고정시켰다. 브라질 출신의 에벨톤C는 수원이 지난해 현지에 스카우트를 파견, 3개월간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모습을 관찰한 끝에 영입했을 정도로 많은 공을 들인 선수다. 들인 공은 헛되지 않았다. 에벨톤C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수원 공격 첨병의 임무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
에벨톤C는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펄펄 날았다. 이날 양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6개의 슈팅을 날리며 골 사냥에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전반 잡은 세 차례 찬스에서 번번이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고 에벨톤C는 머리를 감싸 쥐며 안타까워했다.
일방적인 공세를 펴던 수원은 전반 36분 김동섭에 페널티킥 선제골을 허용해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에벨톤C는 후반 들어 전반과는 180도 달라진 집중력을 과시했다. 후반 시작 후 첫 번째 공격에서 서정진의 도움으로 그림 같은 선제골을 뽑아냈다.
기세가 오른 수원은 공격의 고삐를 더욱 바짝 조였다. 결승골도 에벨톤C의 발에서 비롯됐다.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임기응변의 재치가 빛났다. 후반 17분 페널티지역 왼쪽 엔드라인 쪽으로 흐르는 볼을 포기하지 않고 쫓아간 에벨톤은 크로스를 올렸고 볼은 광주 수비수 유종현을 맞고 골 네트로 빨려 들어갔다.
수원 미드필더 박현범(25)은 후반 14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대포알 같은 오른발 슛으로 쐐기골을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하프 타임에 교체 투입된 공격수 조용태(26)는 지난해 상무에서 전역한 뒤 처음으로 골 맛을 보는 기쁨을 누렸다.
제주는 강원과의 홈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자일의 득점포를 앞세워 강원을 4-2로 꺾고 2위로 올라섰다. 제주는 전날 경남을 1-0으로 이긴 서울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득실 +12로 +8의 서울에 앞섰다. 부산은 대구를 2-0으로 꺾고 승점 22(6승4무2패)로 5위로 올라섰다.
수원=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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