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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8개월 김중겸 한전 사장/ 마인드를 바꿔라 "아직도 시가 총액 1위 기업인 줄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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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8개월 김중겸 한전 사장/ 마인드를 바꿔라 "아직도 시가 총액 1위 기업인 줄 아나"

입력
2012.05.1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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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62ㆍ사진) 한국전력 사장이 부임한 건 작년 9월28일. 정식 취임도 하기 전에 9ㆍ15 정전대란이 터졌고, 그는 업무보고도 받기 전에 사고수습부터 나서야 했다.

그로부터 약 8개월이 흘렀다. 정전대란 후유증에서 벗어났고 업무파악도 끝나면서 김 사장은 본격적으로 특유의 자기색깔을 내기 시작했다. 김중겸식 경영의 핵심은 두 가지, '변해라, 그리고 이익을 내라'이다.

김 사장은 건설맨이다. 평사원으로 현대건설에 입사해 작년 사장직을 물러나기까지 33년을 '건설밥'을 먹었다. 전력 쪽은 당연히 비전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그를 한전 수장으로 임명한 이유는 한가지, 거대공룡이 된 한전의 공기업 체질을 확 뜯어고쳐 수익을 내는 조직으로 바꾸라는 미션이었다.

김 사장의 '한전 바꾸기' 구상은 3단계 진행되고 있다. 첫 번째는 마인드 개조. 김 사장은 정전대란 수습이 마무리된 올 초 간부들에게 "아직도 시가총액 1위였던 1990년대 한전인 줄 착각하는 직원들이 많다"고 일침을 가했다. 민간기업 CEO로서, 또 해외영업의 달인으로서 역동적인 국내외 기업현장을 겪어 온 김 사장은 한전의 공기업 체질을 강하며 지적하며 "변하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요구했다.

김 사장이 이어 꺼낸 카드는 대대적인 조직개편. 수장이 바뀌면 으레 있는 조직개편이었지만 이번엔 차원이 달랐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돈 버는 조직'으로 만든 것. 요체는 해외사업부문을 대폭 강화한 것이었다. 어차피 전기료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사업에선 큰 돈을 벌 수 없는 구조인 만큼, 발전소 수주 등 해외에서라도 수익을 내겠다는 것이었다. 김 사장은 "현 3% 수준인 해외사업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최근 8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요르단 디젤내연발전소 사업을 수주한 게 그 첫 결실. 현대건설 시절 평생을 중동 모래바람과 맞서온 김 사장인 만큼 해외수주 기반만큼은 확실히 다져놓겠다는 구상이다.

김 사장은 이제 세 번째 단계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적자에다 누적적자만 8조원에 달하는 한전의 거대부실을 털어내는 첫 단추, 바로 전기료 인상이다. 워낙 예민한 사안이고 거센 역풍도 예상되지만, 궁극적으로 전기료 현실화 없이 한전 정상화도 불가능하다는 게 김 사장의 판단이다. 한전 고위 관계자는 "원가 100원짜리를 87원(현 전기값)에 파는 기업이 세상에 어디 있나"면서 "꼭 한전의 재무구조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에너지다소비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전기료는 이제 현실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전은 13% 정도의 전기료인상을 요구한 상태. 정부가 이를 그대로 다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더 이상 무작정 미루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젠 에너지요금 문제를 솔직하고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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