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인터넷 포털 3사의 수익이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경기침체 탓도 있지만 구조적으로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과 SK커뮤니케이션즈(네이트)는 11일 나란히 기대 이하의 올해 1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다음은 1분기 영업이익이 2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감소했다. 전체 매출은 1,102억원으로 13.3% 증가했지만 검색 광고 매출이 줄고, 스마트 TV 등에 대한 투자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이 줄어든 것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9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분기 연속 적자행진이 이어졌다. 매출도 11.8% 감소한 526억원에 그쳤고, 당기순손실은 68억원에 달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 역시 매출은 5,716억원으로 13.9%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3.7% 감소한 1,618억원을 기록했다.
승승장구하던 포털사들의 실적이 이처럼 부진해진 건 주 수익원인 게임 및 광고 매출이 줄어들었기 때문. NHN은 게임분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는데, ▦정부의 게임산업 규제에 따른 고스톱 바둑 등 웹보드 게임 저조 ▦새로 출시한 게임의 부진이 원인이 됐다.
다음은 검색광고 매출이 3.5% 감소했고, SK컴즈는 디스플레이(배너)광고 매출이 16.8%나 줄었다. 1분기가 전통적으로 비수기인 탓도 있지만 네이버가 검색 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가 20.3%, 11.2%등 두자릿수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경기 침체국면에서 기업들이 광고 노출이 많은 네이버 한쪽으로만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SK커뮤니케이션즈는 한때 주된 수익원이었던 싸이월드 도토리를 비롯, 콘텐츠 판매가 37.9% 나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관계형서비스의 축이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등으로 넘어가면서 싸이월드 사용자를 뺏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수익악화에도 불구하고 투자할 곳은 더 늘어나고 있다는 점. 특히 스마트폰 등장으로 '모바일'이 대세가 되면서 PC인터넷 기반의 포털들로선 모바일 메신저와 모바일 광고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한 포털업체 관계자는 "모바일은 기본적으로 화면크기가 작고 이용자들의 집중시간이 짧기 때문에 인터넷에 비해 광고마진율이 높지 않다"면서 "모바일 투자를 늘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수익성은 나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모바일 말고도 투자할 곳은 많다. NHN은 중국과 일본에서 진행한 모바일 메신저 '라인'광고와 트래픽 증가에 따른 통신비 투자 비용이, 다음은 스마트TV와 게임부문에 대한 투자 비용이 늘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악화는 기본적으로 투자비용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신규사업 분야의 마진율이 낮을 수 밖에 없어 장차 수익원으로 이어질 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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