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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 도박 파문 확산/ 조계종 총무원 '추가 폭로 이어질까'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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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 도박 파문 확산/ 조계종 총무원 '추가 폭로 이어질까' 전전긍긍

입력
2012.05.1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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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승려 도박 파문이 11일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참회문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 총무원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앙종회 의원이 낀 거액 밤샘 도박 자체가 워낙 인화성이 큰 사건인데다, 몰래카메라 동영상 공개와 검찰 고발의 배경에 백양사의 주도권 다툼은 물론 조계종 현 집행부와 반대세력 간 묵은 갈등이 깔려 있어 제2, 제3의 폭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때문이다.

총무원 측에서는 이번 사건 폭로가 연루자들을 검찰에 고발한 성호 스님 등 현 집행부에 대한 반대세력과 백양사 일부 스님들의 합작 ‘기획’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13시간에 걸친 도박 동영상이 USB(휴대용 저장장치)를 “대중전 불상 앞에서 우연히 발견했다”는 성호 스님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총무원 일각에서는 그동안 자승 총무원장과 대립해온 명진 스님(전 봉은사 주지)과 김영국씨(전 지관 총무원장 특보) 등도 연루됐을 것으로 의심한다. 명진 스님과 김씨는 “이번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지만, 메가톤급 추가 폭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한 불교계 인사는 “조계종 지도급 승려들의 서울 삼성동 모 호텔 상습도박 의혹, 필리핀 원정도박 의혹 등 추가 폭로가 이어질 거란 설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당초 선 진상조사 후 수습책 논의에 무게를 뒀던 총무원 측이 11일 서둘러 대국민 참회문을 발표한 데도 국민적 비난과 더불어 이 같은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이날 오후 조계종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과 불자 여러분께 참회합니다’라는 제목의 참회문을 발표했다. 자승 스님은 “세간의 욕망에 더욱 초연해 인천(人天)의 스승이 돼야 할 수행자들이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행위를 한 것에 대해 불교를 아끼는 국민과 불자들에게 깊이 참회드립니다”고 밝혔다. 이어 종단 차원의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 엄벌을 다짐하고, 15일부터 100일간 매일 108배 참회 정진을 약속했다.

하지만 전날 총무원 부ㆍ실장들의 일괄 사표 제출에 이은 참회문 발표로는 이번 파문의 확산을 막기에 미흡하다는 게 불교계 안팎의 중론이다.

당장 조계종 집행부의 환골탈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종단 차원의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 엄벌은 사태 수습의 시작일뿐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수덕 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 직무대행은 “자승 총무원장이 취임한 뒤 자성과 쇄신ㆍ결사를 외쳤지만 오히려 승풍이 훼손되고 계파정치만 심화했다”며 “조계종 집행부가 개혁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줏돈으로 스님들이 도박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스님이 개인적으로 돈을 만질 수 없는 구조로 사찰 재정운영을 투명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기회에 조계종 내 화엄회ㆍ법화회ㆍ무량회ㆍ무차회ㆍ보림회 등 계파를 해체해 철저한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계파별로 주지 등 종단 주요 직책을 맡는 계파정치의 폐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있다. 한 중앙종회 의원은 “새로 꾸려질 총무원 집행부 인사를 계파별 나눠먹기에서 벗어나 실무능력을 갖춘 청렴한 인사로 구성하지 않으면 등돌린 국민과 불자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이 사건을 형사4부(부장 허철호)에 배당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곧 고발인 성호 스님을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내주부터 연루 스님들을 차례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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