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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역전의 명수, '破中之勢'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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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역전의 명수, '破中之勢' 이어갈까

입력
2012.05.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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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주먹 백홍석(26)이 거센 황사 돌풍을 뚫고 생애 첫 세계 타이틀을 노린다.

백홍석은 지난 주 열린 제 4회 비씨카드배 본선에서 중국 선수들을 상대로 기적 같은 역전승 행진을 계속하며 결승에 진출, 12일 ~ 17일 중국의 신예 강자 당이페이(17)와 5번 승부를 벌여 우승 상금 3억원의 주인을 가린다. 1회 때 구리 - 조한승, 2회 이세돌 - 창하오, 3회 이세돌 - 구리에 이어 4년 연속 한국과 중국 선수의 결승 맞대결이다.

올해 비씨카드배에서는 중국이 강세를 보여 본선 16강전에 중국 선수가 13명이나 올라간 반면 한국 선수는 백홍석ㆍ박영훈ㆍ이원영 등 3명에 불과, 압도적인 열세를 보였다. 그러나 백홍석이 중국의 인해 전술에 맞서 끈질긴 투혼을 발휘해 중국 선수들을 연파하며 당당히 결승까지 진출했다.

백홍석의 결승 진출 과정은 한 판 한 판이 모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진진한 역전 드라마였다. 16강전에서 니우위티엔과 치열한 끝내기 다툼 끝에 극적인 반 집 역전승을 거둔데 이어 8강전에서는 저우루이양에게 또 1 집 반 역전승을 거뒀다. 준결승전에서도 후야오위의 두터운 운석에 밀려 중반까지 불리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상대의 완착을 놓치지 않고 회심의 결승타를 날려 기어이 역전승을 일궈 냈다.

백홍석은 그동안 신예 기전에서 딱 한 번 우승했을 뿐 국내외 기전에서 무려 아홉 번이나 준우승에 그친 불운의 기사다. 지난해 미니 세계 기전인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서 준우승했지만 메이저 세계 대회서는 2006년 제 11회 삼성화재배서 4강에 오른 게 지금까지 거둔 최고 성적이다.

백홍석은 그러나 올해 성적이 24승 6패(승률 80%)로 다승 4위, 승률 3위를 달리고 있어 최상의 컨디션인데다 최근 승운도 따르고 있어 첫 세계 정상 정복이 기대된다. 또 요즘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이 중국 선수와의 맞대결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그동안 중국 선수와 30번 겨뤄 19승 11패로 크게 앞서고 있다. 백홍석은 "이번 대회가 메이저 세계 대회 첫 결승 진출인만큼 지긋지긋한 준우승 징크스를 깨고 반드시 우승컵을 차지하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백홍석의 결승 상대인 당이페이는 이른바 '90후 세대'라 불리는 중국 바둑의 차세대 유망주로 본선에서 한국과 중국의 랭킹 1위인 이세돌과 탄샤오를 잇달아 물리쳤고 준결승전에서 파오원야오에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라 왔다. 그동안 세계 대회서 별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올 들어 비씨카드배 바이링배 LG배에서 잇달아 16연승을 거두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다. 백홍석과는 첫 대결이다.

비씨카드배 결승 5번기는 12, 13일에 1, 2국이 열리고 하루 휴식을 가진 후 15, 16, 17일에 다음 대국이 이어진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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