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위기의 통합진보당/ 당권파 당원들 피켓 시위·회의참관 고집…비당권파 "양아치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위기의 통합진보당/ 당권파 당원들 피켓 시위·회의참관 고집…비당권파 "양아치냐"

입력
2012.05.10 17:41
0 0

10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전국 운영위원회는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이날 비례대표 부정 경선 진상조사보고서와 이정희 공동대표의 운영위원회 의장직 사퇴를 놓고 초반부터 대치했다. 이 공동대표는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에 대해 "부실 조사"라고 주장하면서 "통합진보당의 법적 대표로서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과 언론 등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반면 심상정 공동대표 등 비당권파는 "부정을 관행으로 합리화하고 무마하는 것은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일부 비당권파 운영위원들은 회의 초반에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는 이 대표는 의장 자격이 없다"면서 이 공동대표의 말 바꾸기를 문제 삼기도 했다.

비당권파가 이날 강기갑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하는 내용의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의 건'을 현장 발의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당권파와의 물리적 충돌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이 맞선 양측은 9시간이 넘는 회의 끝에 비대위원장 선임의 건을 철회, 파국을 피하는 대신 12일 중앙위원회의까지 비대위 구성과 인선 등에 대한 공동대표단의 추가 논의를 주문하는 선으로 일단 마무리했다. 양측이 이날 가까스로 충돌 위기를 넘김에 따라 12일 열리는 중앙위원회의가 당내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운영위원회 시작 전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20여명의 당권파 당원들은 회의장 앞 로비에서 '진상조사보고서 폐기' '조준호 위원장 사퇴' 등의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고, 이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조사위가 일방적이고 부실한 조사로 당을 근본부터 파괴하고 있다"며 조 위원장을 공격했다.

일반 당원의 참관을 제한한 대표단의 결정도 논란이 됐다. 이미 회의장에 들어와 있던 200여명의 당권파 당원들은 "당원이 당의 주인 아니냐" 고 고함을 치면서 퇴장을 거부했다. 이에 비당권파 당원들은 "이게 무슨 양아치 집단이냐"고 맞섰다. 양측 간에 실랑이와 몸싸움이 벌어져 취재진이 몰려들자 일부 당원들은 "(당원들이) 싸우는 것만 찍어가려고 난리"라며 언론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오후 2시30분쯤 회의장이 정리되자 비당권파 운영위원들은 이 대표의 사회권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지난 5일 이 대표가 의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고 이후 보도자료까지 내지 않았느냐" "정치인의 발언은 천금과 같아야 한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당권파 운영위원들은 "대표단 회의를 통해 사회권에 대한 동의를 얻은 만큼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이 대표가 잠시 퇴장한 상태에서 논의를 이어갔고 결국 유시민 공동대표가 "이 대표를 믿고 따라 달라"고 중재하면서 1시간 가량 이어진 사회권 논란은 일단락됐다. 1시간 30분 동안 안건과 상관 없는 신경전만 벌어진 셈이었다.

이 대표가 사회권을 잡은 뒤에 상정된 '진상보고서 결과에 따른 후속 처리 및 대책을 위한 특위 구성의 안'을 두고도 갈등은 계속됐다. 당권파는 "진상조사보고서도 조사한다" "당원과 관계자의 명예회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 요구는 비당권파의 반대로 부결됐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