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인 회사원 이 모씨는 지난달 중순 퇴근길에 황당한 경험을 했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강변역까지 약 10분간 스마트폰이 먹통이 된 것. 이 씨는 "처음에는 휴대폰 고장인 줄 알았으나 주변 사람들도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여직원 목 씨는 상사에게 보고 중 휴대폰이 끊겨 호된 질책을 받았다. SK텔레콤의 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인 그는 전화를 걸면 상대방이 받자 마자 전화가 바로 끊어지거나, 반대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도 전화가 끊어지며 '수신 실패'라는 메시지가 뜨는 경험을 여러 차례 했다. 목 씨는 "하루에 1,2차례 통화실패 경험을 한다"며 "휴대폰을 한 번 바꿨는데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3세대 이동통신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통화실패 사례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SK텔레콤 KT 할 것 없이 최근들어 전화가 아예 걸리지 않거나 통화 중 또는 받으면 끊어지는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휴대폰 제조사나 이통사 모두 통신망 문제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KT 관계자는 "3세대 이동통신은 음성통화와 무선인터넷이의 하나의 통신망을 통해 함께 전송되기 때문에 데이터 이용량이 몰리면 음성통화가 끊어질 수 있다"며 "최근들어 스마트폰을 이용한 무제한 데이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통화단락 현상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LTE 또한 3세대 이동통신에 영향을 미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TE도 음성통화는 3세대 통신망을 이용하므로 통화품질 문제가 자주 일어난다"며 "이동통신 사상 처음으로 2세대, 3세대, 4세대인 LTE까지 한꺼번에 3개의 망을 운영하다보니 최적화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휴대폰 제조사들도 같은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제한 데이터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3세대 이동통신망으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음성통화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당장은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은 여러 개의 망을 동시에 운영하는 초창기여서 안정화가 안돼 있으니 당분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관계자도 "스마트폰 이용이 줄어들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거들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