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냈니? 그새 더 예뻐졌네!”, “교수님도, 오늘따라 젊어 보이세요.”
10일 오전 숙명여대 캠퍼스가 반가운 인사와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이날은 1년에 하루 강의실 밖에서 학생과 스승이 만나는 ‘학생 지도의 날’이다. 사제지간의 정을 돈독히 하기 위해 대학이 올해 처음 선보인 행사다. 모든 강의실은 휴강 간판을 내걸었고 사제가 함께 영화관람을 하는 ‘무비 데이트’, 명사를 초청해 리더십 강의를 듣는 ‘토크 콘서트’, 교수와 학생이 한 팀이 돼 달리는 ‘숙명! 런닝맨!’ 등 다양한 멘토링 프로그램들이 캠퍼스를 가득 채웠다.
학생들을 사로잡은 코너는 ‘멘토링 데이트’가 으뜸이었다. 서너 명의 학생이 팀을 이뤄 멘토 교수를 지정하고 멘토 교수가 직접 만들어주는 샌드위치를 먹으며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인기 프로그램답게 행사에는 29명의 교수와 45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멘토 교수와 처음 만났다는 신은미(20ㆍ경제학부1년)
씨는“진로 등 이런 저런 고민으로 교수님을 만나고 싶어도 연구실 문을 두드리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자주 인사도 드리며 고민이 생길 땐 도움을 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멘토 모영규 경제학부 교수도 “한 학기를 같이 해도 학생들과 이야기 한번 나누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학생들과 교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고 말했다.
이들의 데이트는 1시간 가량 이어졌다. 모든 대학생들의 고민인 취업과 진로 문제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멘토 교수들은 유학시절 경험, 젊은시절의 방황과 좌절 등 세대의 벽을 넘나드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캠퍼스 곳곳에서 사제간 데이트가 진행되는 동안 각 학과별로도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과학관, 미술관 견학 등 학과 특성에 맞춘 행사를 하기도 하고, 일부는 북한산 등반, 체육대회, 야구관람 등 야외활동을 진행했다.
원형극장에서 열린 프랑스언어ㆍ문화학과의 축제는 행사의 백미였다. 샹송과 악기 연주가 어우러진 공연과 최신 가요에 맞춘 앙증맞은 안무가 이어지자 극장이 들썩거릴 정도였다. 행사를 기획한 이 학과 문시연 교수는 “오늘 행사도 행사지만, 일주일 동안 제자들과 축제를 고민하고 준비하면서 한층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대학 관계자는 “첫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학생과 교수들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았다”며 “사제간 소통에 대한 열망을 확인한 만큼 내년 행사도 이 부분에 집중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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