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연산 100만톤 규모의 후판 공장 문을 닫는다. 조선시장 불황과 중국산 철강재 공급과잉의 불똥이 공장폐쇄로까지 이어지게 된 것인데, 철강공장이 경기침체 때문에 문을 닫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국제강은 내달 10일부터 포항제강소 1후판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폐쇄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포항 1후판 공장은 지난 1990년부터 주로 선박의 원자재로 사용되는 후판(6㎜이상 두께의 철판)을 생산했으며, 연산 100만톤의 능력을 갖춘 대형급 제강 시설이다.
동국제강은 후판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0년 충남 당진에 연산 150만톤 규모의 공장을 지었고, 노후된 포항 1후판공장은 중장기적으로 폐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범용 후판을 중심으로 70만톤 정도를, 올해는 40만~50만톤 가량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세계 조선시장 불황으로 공급과잉이 더욱 심화됨에 따라 공장 폐쇄시기를 앞당기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조선 쪽 경기가 워낙 나빠 이미 후판시장은 국내 철강사만으로도 공급과잉 상태인데 중국산 제품까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노후화된 공장을 돌리는 건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 후판 생산능력은 연산 440만톤에서 340만톤으로 감축된다. 동국제강은 향후 포항 2후판 공장과 당진공장의 효율성을 높여 1후판 공장의 공백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 포항 1 후판공장의 근로자들은 본인 의사에 따라 다른 공장으로 전환배치 된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의 공장폐쇄는 현 철강시장 불황의 골이 그만큼 깊다는 방증"이라며 "생산중단으로 공급과잉이 어느 정도 해소돼 업계 전체로는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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