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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보 원장의 가슴 설레는 세상] 눈이 보지 못하는 아름다움 "심미안을 키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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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보 원장의 가슴 설레는 세상] 눈이 보지 못하는 아름다움 "심미안을 키워 보세요"

입력
2012.05.1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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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부터 필자의 서재에는 동서양의 명화에 숨겨진 이야기와 해석을 담은 책이 쌓이게 됐다. 일부러 수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서양의 고전들을 감상하노라면 여성의 삶과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데 제법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틈나면 부부 동반으로 전시회장에 나들이를 떠난다. 좋은 전시작에서 감동을 받고 나면 환자의 몸과 마음을 깊이 헤아리고 아름다운 신체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한다.

신체적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키는 최전선에 근무하면서 공교롭게도 '외형적 아름다움보다 내면이 더 중요하다'는 외침에는 늘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내면의 아름다움을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하지만 대중매체에 흘러 넘치는 온갖 자극적인 시각물은 뇌를 포함해 사고, 가치관까지 특정한 아름다움에 경도되도록 만들어 버렸다.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듯, 시각은 인간 감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말초신경을 지배한다. 인간을 속이기 쉬운 감각이지만, 바꾸어 말하면 그만큼 절대적인 감각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시각의 속임에 넘어가지 않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내기 위해선 우리 스스로 탁월하고 깊이 있는 안목인 심미안을 키워야 할 필요가 생긴다.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심미안이란 '아름다움을 살펴 찾는 안목'을 뜻한다. 흥미로운 것은 눈에 밟히고 차이는 개념이 아닌, 살피고 찾으며 발견하는 힘을 일컫는다는 것이다. 곧 심미안을 키운다는 것은 더 깊은 차원의 아름다움을 사색할 줄 아는 마음의 근육을 키운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화려한 난초에서도 수수한 들꽃에서도 각각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줄 아는 안목, 좋은 선율의 음악 또는 멋진 구절의 시를 발견하고 감동할 수 있는 심성, 세월을 따라 깊어지는 주름에서 지성미를 배울 줄 아는 자세 같은 것 말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소설 에서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하리라'는 글귀를 남겼다. 그가 말한 세상을 구원하는 아름다움이란 단순한 외형적인 아름다움만이 아닌, 지혜, 용기, 배려, 인내, 희생처럼 인간이 가진 고귀한 정신적 힘을 말한다.

추구하는 과정에서 때론 즐겁기도, 때론 고통스럽기도 하겠지만 우리는 이런 아름다운 마음이 우리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모두에게 이로운 아름다운 존재란, 시각과 말초신경을 호강시키는 육체적 매력과 이에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삶이 아닌, 자신과 주변의 삶 속에서 보석 같은 가치를 발견하고 의미 있게 가꾸어 나가려는 노력 가운데 숨어 있다. 오늘도 독자들의 삶 속에서 진실로 아름다운 가치를 발견해 보길 권한다.

(다음 주부터는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의 칼럼 '요런 토크'가 찾아갑니다.)

BR바람성형외과 원장·유방성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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