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4명의 금융통화위원이 새로 임명된 뒤 열린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김중수 한은 총재는 회의 뒤 간담회에서 “회의 분위기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금통위의 연속성에 조금도 문제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1개월 전 교체된 당연직 금통위원인 박원식 부총재를 포함해 7명의 금통위원 중 무려 5명이 바뀐 데 따른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인 듯 했다. 김 총재는 “6주 뒤 공개되는 의사록을 보면, 신임 금통위원들이 전혀 서툰 점이 없었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금통위원 무더기 교체에 대한 우려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통상 신임 금통위원이 업무 내용을 파악하기까지 6개월 이상 걸린다”며 “게다가 새로 임명된 금통위원 중에 통화정책 전문가가 거의 없기 때문에 당분간 소통에 애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이달 금리 결정에 복잡한 방정식이 요구되지 않았다는 점은 다행이다. 시장에서도 거의 100% 금리 동결을 예상했던 상황. 실제 이날 금통위에선 만장일치로 연 3.25%인 현 기준금리를 11개월째 동결했다.
시장 일각에선 새 진용을 갖춘 금통위가 ‘비둘기파’(금융 완화론자) 일색인 데다,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 상황을 근거로 금리 정상화(적정금리 수준까지 금리 인상) 행보에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오늘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토론은 전혀 없었다”고 거듭 강조한 뒤 “금리 정상화 기조에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물가가 2.5%까지 떨어졌지만 복지정책, 보육료 등의 효과를 빼면 3.1%에 달하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아직 3%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물가를 보는 시각에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벌써 1년 가까이 금리 동결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언제든 다시 금리 인상 행보에 나설 것이고 적어도 역주행(금리 인하)을 할 계획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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