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부정 경선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통합진보당이 9일 당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면서 본인 인증 절차를 도입해 게시판 글쓰기가 까다로워졌다. 그간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당권파와 비당권파 지지자들이 치열하게 대립하던 상황이어서 개편 의도를 두고 뒷말도 나왔다.
진보당은 이날 새 홈페이지를 오픈하면서 기존 자유게시판을 당원게시판과 자유게시판으로 분리했고 회원 가입을 위해서는 본인 인증 절차를 밟도록 했다. 기존에는 본인 인증 절차가 없이 회원 가입이 가능해 여러 아이디를 갖고 글을 올릴 수 있었다.
당 관계자는 "기존 홈페이지는 당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임시로 만들었던 홈페이지였다"며 "총선 후 정상적인 홈페이지를 만들어 공개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이 진성 당원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당원 확인 절차를 도입했고 자유게시판 글 게재도 본인 인증을 밟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당권파와 비당권파 대립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익명의 의혹 폭로를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또 이날 홈페이지 '국회의원 소개' 코너에 지역구 당선자 이름과 사진을 게재했으나 논란이 되는 비례대표 당선자는 거명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비례대표 당선자에 대해서는 '준비 중'이라고만 썼다.
한편 어버이날인 8일 당권파의 핵심 실세로 알려진 이석기 비례대표 의원 당선자의 페이스북에 카네이션 사진이 등장해 논란거리가 됐다. 당권파의 영향권에 있는 통합진보당 학생위원회 소속 대학생인 조모씨 등이 올린 카네이션 사진에는 "가는 길이 험난해도 웃으며 갑시다. 오늘도 가슴에 굳건히 새기며 사진 한 장 올립니다. 오늘이 어버이날이네요"라는 문구가 같이 들어가 있다. 이를 놓고 진보당 일부에서는 "마치 북한 당국이 김일성ㆍ김정일 부자를 향해 어버이 수령이라고 호칭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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