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변호사에게 줄 돈이면 가난한 나라 국민들을 먹여 살릴 수 있을 거다."
확산되는 특허소송 전쟁에 판사들까지도 뿔이 난 모양입니다.
미국의 시애틀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와 모토로라간 특허소송 사건 담당 재판부가 양측을 싸잡아 호되게 질책했다고 전했습니다. 양 사가 로열티 지급 문제를 놓고 3시간 넘게 지루한 공방을 이어가자 참다 못한 제임스 로바트 판사가 폭발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판결까지 보류한 채 "양 사의 행태는 자신들의 상업적 이익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겠지만 외부에선 독단적이고 거만하며 자만심에 근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심지어 "양사 간 소송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만으로도 재정난에 허덕이는 한 작은 국가를 살릴 수 있을 정도"고까지 얘기했다고 합니다.
사실 세계 IT업계는 지금 거대한 특허전쟁에 휘말려 있습니다. 거의 모든 업체들이 특허를 놓고 소송에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은 말할 것도 없고, 오라클과 구글의 싸움도 점점 더 가열되고 있습니다. 일부 재정난에 빠진 IT업체들은 아예 특허를 무기 삼아 돈을 벌려고 하고 있습니다.
특허법의 원래 취지는 발명 장려와 함께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촉진시켜 산업 발전에 이바지 하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전개되는 특허소송은 이런 당초 목적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경쟁사에 대한 견제와 함께 오로지 로열티를 더 많이 받아내려는 목적뿐 이지요. 그러다 보니 "특허 소송할 돈으로 차라기 기술을 개발하거나 사회공헌에 쓰는 게 낫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특허소송은 공격자나 방어자에 모두 득 될 게 없어 보입니다. 기업들이 싸워야 할 무대는 시장이어야지, 법정이어선 곤란하니까요.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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