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낙마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영국 여성이 첨단 생체공학 장비를 착용하고 런던 마라톤을 완주했다.
8일(현지시간) 오후 런던 버킹엄궁 인근 도로. 16일 동안 42.195㎞의 마라톤 대장정을 마치고 결승 테이프를 끊은 클레어 로마스(32)는 남편의 품에 안겨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10여명의 마라톤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받은 완주 기념 메달을 로마스의 목에 걸어 줬고, 13개월 된 딸 등 로마스의 가족과 수많은 지지자들도 환호와 박수로 그를 맞으며 축하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도로만 평탄했다면 좀 더 빨리 도착했을 것"이라며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마스의 마라톤 도전은 다리가 불편한 사람들의 보행을 돕는 '리워크'라는 장비 덕분에 가능했다. 사용자가 컴퓨터 시스템과 배터리가 든 배낭을 메고 모터로 작동하는 보행 보조기를 양 다리에 붙인 상태에서 지팡이를 짚고 걸을 수 있도록 하는 장비다.
하반신이 마비된 이스라엘의 아밋 가퍼라는 사람이 개발한 이 장비의 가격은 4만3,000파운드(8,000만원)에 이른다.
로마스는 '리워크'를 입고 3만6,000명의 마라톤 참가자들과 함께 지난달 22일 레이스를 시작해 매일 1.6~4㎞를 걸었다. 그가 걸음을 뗄 때마다 하반신 마비 연구를 지원하는 자선단체에 기부금이 쌓이는 모금 운동도 벌어져 지금까지 모두 9만 파운드(1억6,600만원)가 모금 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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