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소고기인 줄 모르고 학교급식으로 먹은 학생들에게 고기 유통업자가 피해배상을 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민사합의 12부(박정희 부장판사)는 9일 충북도 내 학생 358명이 병든 소를 도축해 학교에 공급한 김모(44)씨 등 납품업자 2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인당 30만원씩 총 1억74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병든 소를 먹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학생들이 받았을 정신적 고통이 인정된다. 피고들이 브루셀라병 등의 감염이 의심되는 소를 도축해 공급했다는 점, 미성년자인 원고들이 성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하다는 점 등도 고려했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유모(17)군 등 초ㆍ중ㆍ고 학생 358명은 지난해 12월 쇠고기 납품업자를 상대로 1인당 200만원씩 총 7억1,6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앞서 지난달 청주지법은 청주시민 52명이 "병든 소로 만든 해장국을 먹어 피해를 봤다"며 같은 납품업자 2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인당 10만원의 보상을 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들 두 납품업자는 2010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폐렴에 걸리거나 주저앉아 일어나지 못하는 병든 소를 도축해 쇠고기 5,236㎏을 도내 초중고교와 식당 등에 공급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각각 징역 2년6월과 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충북로컬푸드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은 불량식품 유통을 근절하자는 취지로 공익소송단을 꾸린 뒤 시민들과 학생들을 원고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추진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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