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풍운아' 김진우(29)가 KIA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진우는 9일 대전 한밭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 선발 등판, 6.1이닝을 5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고 지난 2007년 6월14일 대구 삼성전 이후 약 5년(1,791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최고 시속 151㎞의 빠른 직구와 주무기인 커브를 앞세워 삼진도 7개를 잡아냈다.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고비 때마다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팀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6월 우여곡절 끝에 그라운드로 돌아온 김진우는 올 스프링캠프에서 누구 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선동열 KIA 감독의 조언으로 투구 폼까지 일부 수정하며 부활을 다짐했다. 당시 투수 가운데 컨디션이 가장 좋아 붙박이 마무리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팀 사정상 선발로 돌아선 3번째 등판에서 약 5년 만의 값진 선발승을 따냈다.
실점 장면은 2회에 나왔다. 1회를 공 12개로 막은 김진우는 1사 후 5번 최진행에게 커브를 던지다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볼카운트가 2-1로 유리했지만 유인구로 던진 공이 한 가운데 높은 곳으로 형성됐다. 최진행은 힘들이지 않고 밀어쳐 비거리 110m짜리 시즌 1호 홈런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나머지 이닝은 모두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특히 3회 2사 1ㆍ2루와 4회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아웃 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저력을 보였다. 자칫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침착하게 자기 공을 뿌렸고, 한화 타자들은 김진우의 볼 배합에 완전히 말려 들었다.
경기 후에도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은 김진우는 "승리하면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너무 좋아서 그런지 눈물이 나지 않았다. 가족과 하늘에 계신 어머니, 여자 친구가 생각난다"며 "불펜에 어린 투수들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LG를 11-6으로 제압하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는 5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활약하며 모처럼 4번 타자 이름값을 해 냈다. LG는 3연승 끝. 넥센 선발 밴헤켄은 6이닝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로 시즌 2승(1패)째를 수확했다.
SK는 잠실에서 두산에 9-5로 승리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올시즌 두산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선발 마리오의 부상 탓에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오른 SK 두 번째 투수 전유수는 3.1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고 지난 2일 넥센에서 트레이드 후 첫 승을 올렸다. 반면 두산은 4연패에 빠졌다.
부산에서는 삼성이 롯데를 이틀 연속 제압하고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3-0 승리. 삼성 선발 탈보트는 6이닝 8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4승(1패)째를 올리며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9회를 삼진 2개 포함해 무실점으로 막은 마무리 오승환은 시즌 7세이브째. 롯데는 시즌 첫 3연패를 당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대전=함태수기자 hts7@hk.co.kr
문미영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