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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 내고 희망 동참" 소셜펀딩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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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 내고 희망 동참" 소셜펀딩의 위력!

입력
2012.05.0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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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학번 졸업생부터 10학번 재학생까지 10명으로 구성된 이화여자대학교 노래 동아리 '분기한소리'는 창작곡을 만들고 가창력을 쌓기 위해 매주 학교에 모여 연습을 한다. 분기한소리가 2010년부터 만든 곡은 총 8곡. 열심히 만든 곡을 알리고 싶어서 자비를 들여 녹음실을 찾고 학교 소극장에서 공연을 해왔지만 비용에 대한 고민이 컸다.

그러던 중 웹 기획 일을 하는 동아리 멤버 이화영(37)씨가 발견한 것은 소셜펀딩(social funding). 미국에서 이미 뜨고 있는 분야라 관심이 있던 차 국내에서도 관련 업체들이 속속 생겨난 것을 보고 펀듀(www.fundu.co.kr)의 문을 두드렸다.

분기한소리가 창작곡 2곡 녹음비(각 15만원)를 후원에 주는 이들에게 내건 것은 곡이름에 후원자의 이름을 넣어주는 것. 사이트에 올라온 제안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타고 퍼져나갔고, 30만원은 금새 모였다. 분기한소리는 소액이었지만 자신들의 음악을 지원하겠다는 이들이 있다는 것에 큰 힘을 얻었고, 홍보효과도 누렸다.

분기한소리는 모인 돈으로 창작곡 '후루룩 봄'과 '반반치킨'을 녹음한 후 음원 등록까지 마쳤다. 대신 두 곡명에는 'sponsored by 아름' 'sponsored by 솔희'라는 후원자 이름이 나란히 표시됐다. 이씨는 "앞으로는 규모를 확대해 소셜펀딩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셜펀딩이란 개인이나 단체가 자신의 창의적 아이디어 또는 프로젝트를 웹사이트ㆍSNS에 홍보하고 소액 후원금을 모으는 것. 대중으로부터 십시일반 모으는 것이라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으로도 불린다. 이미 미국에선 소셜펀딩을 허용하는 잡스법(JOBS·신생기업지원법)이 생겨날 정도로 활성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소셜펀딩을 전문적으로 주선하고 컨설팅해주는 펀듀, 텀블벅, 굿펀딩 등 업체가 생겨나고 있는데 대부분은 물품이나 티켓으로 돌려주는 후원방식으로 운영된다.

소셜펀딩 주선 업체들은 프로젝트를 제출한 개인이나 팀의 기존 활동, 네트워크, 프로젝트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일정 기준을 통과한 프로젝트만 등록시킨다. 펀딩을 빙자한 사기행각을 막기 위해서다. 또 모금된 후원금 전달 시 프로젝트 수행에 관한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물품이나 티켓 등을 후원자들에게 전달해 준 다음에 후원금을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 1년간 펀듀가 진행한 프로젝트는 총 98건. 처음에는 목표금액을 채웠을 경우에만 후원금을 지급했으나 목표금액을 높게 잡아 성공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턴 목표금액을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에도 모인 금액만큼만 후원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처음에는 공연, 영화 등 문화분야가 많았지만 이제 환경, 교육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는 펀듀에는 '개념찬 콘서트 바람'이나 '남방큰돌고래, 붉은발말똥게 구하기'같은 사회성 짙은 프로젝트에 대한 모금이 진행중이다. '개념찬 콘서트 바람'은 연말 대선 때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김C 김제동 등이 출연하는 콘서트인데, 대관료를 모금하고 있다. '남방큰돌고래~'프로젝트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활동가들을 지원하는 모금 활동이다.

20대 학생 2명이 주축이 되어 만든 텀블벅(www.tumblebug.com)은 영화, 잡지 등 문화·예술에 특화했다. 현재까지 86개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1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모았다.

이창구 펀듀 대표는 "내년 상반기 기획재정부가 초기벤처기업이 자금조달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크라우드 펀딩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라며 "기술 벤처뿐 아니라 문화, 복지 등 영세 기업과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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