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기름을 파내는 해상유전은 점점 더 깊은 바다로 들어가는 추세. 연안에 있는 유전은 대부분 개발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심해저 유전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990년 바닷속 400㎙였던 석유생산 평균 수심이 2000년엔 1㎞, 지난해에는 2.3㎞로 깊어졌다.
유전개발이 연안에서 심해로 확대되면서 해양플랜트 수요도 깊은 바다용으로 바뀌고 있다. 영국 에너지 시장조사기관인 더글라스 웨스트우드에 따르면 심해저 플랜트 시장규모는 2010년 450억 달러에서 오는 2030년 1,9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비해 일반 해상플랜트시장은 2030년이 되어도 1,000억달러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조선사들의 해양플랜트 경쟁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 선박 분야에선 어차피 중국의 저가공세를 견디기 힘든 만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은 부가가치 높은 해양플랜트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상태다.
문제는 국내 조선사들이 시추용 드릴쉽 같은 해상플랫폼 건조에는 강점이 있지만 정작 갈수록 시장규모가 급증하는 심해저 플랜트에는 아직 진출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우리나라에 광구 자체가 없는 탓에 엔지니어링 부문에서는 핵심 원천 기술이 전무하고, 기자재 국산화율도 20%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심해 해양플랜트 시장은 미국 카메론과 노르웨이 아커솔루션 등 외국 기업이 대부분 선점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미래 황금어장’이 될 심해저 플랜트산업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지식경제부는 9일 부산 한국해양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21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해양플랜트산업 발전방안’을 보고했다. 주요 추진대책으로 ▦국산기자재의 경쟁력 강화 ▦전문인력 양성을 통한 엔지니어링 역량 확보 ▦프로젝트 개발에서 엔지니어링ㆍ건조에 이르는 종합역량 확보 등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해양 플랜트 수주액을 지난해 257억 달러에서 2020년엔 800억 달러로 3배 이상 늘리는 한편 엔지니어링, 기자재 등 국내 수행비율도 2020년까지 60%로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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