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5종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뤄냈다. 열악한 인프라와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딛고 새 역사를 썼다. 무엇보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거둔 성과라 더욱 값지다.
홍진우(경기도청)와 정진화, 황우진(이상 한국체대)으로 구성된 한국 근대5종 남자 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52회 근대5종 세계선수권대회 첫날 남자 계주 경기에서 6,230점을 얻어 독일(6,208점)과 러시아(6,194점)를 따돌리고 우승했다.
한국은 이날 마지막 복합경기에서 '전통의 강호' 독일과 러시아를 각각 5초, 9초 차로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에 들어왔다. 이번 대회는 런던올림픽 출전 티켓이 걸려 있어 전세계 40여 강국이 모두 출전했다. 대한근대5종연맹 관계자는 "올림픽은 개인 종목으로만 치러지지만 세 선수의 기량이 일취월장해 첫 메달도 노려볼만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이 제안한 사격과 육상을 한꺼번에 묶는 복합 경기가 새로운 국제경기방식으로 채택되면서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한국 근대5종은 2009년부터 복합 경기의 강자로 떠올랐다. 2010년 세계 유소년 및 청소년 선수권대회 금메달과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등으로 아시아 최강국에서 세계 강국으로 올라섰다.
한국 근대5종의 눈부신 성장은 선수들의 끊임없는 훈련과 지도자들의 열정, 대한 근대5종연맹 회장인 이지송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2009년 연맹 회장에 부임한 이지송 사장이 아시아 근대5종 연맹 회장까지 맡으면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고,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크게 늘었다. 국내 유일의 근대 5종 실업팀 LH를 창단하기도 했다.
첫 금메달과 더불어 이 회장의 재선 소식도 전해져 한국 근대5종은 겹경사를 맞았다. 아시아 근대5종 연맹은 이날 로마에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이 회장을 제12대 아시아연맹 회장으로 선임했다. 이 회장은 낙후된 아시아지역 근대5종 발전에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재선에 성공했다. 이로써 대륙별 회장 자격으로 국제근대5종 연맹 집행위원으로 활동한다. 남자 대표팀은 개인전에 나서 메달 추가에 도전한다.
●근대 5종이란
펜싱, 수영, 승마, 사격, 육상을 하루에 실시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극한의 종목이다. 전쟁 중 군령을 전하기 위해 적진을 돌파한 나폴레옹 부하의 영웅심을 기리기 위해 유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근대올림픽의 창시자인 피에르 쿠베르탱의 영향으로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김지섭기자 onion@s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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