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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준이 이동조 中 도피시켜

입력
2012.05.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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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으로 지난 7일 구속된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중국으로 사실상 도피한 이동조(59) 제이엔테크 회장과 차명전화(일명 대포폰)를 사용해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8일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최근 통화내역 조회를 통해 박 전 차관이 지난달 24일 저녁 대포폰으로 이 회장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대포폰은 이 회장이 직접 마련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이 날은 검찰이 박 전 차관의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날이다. 박 전 차관은 이 회장이 중국에 도착한 직후에도 대포폰으로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 전 차관이 이 회장에게 도피를 지시했으며 이후에도 통화를 계속하면서 검찰 조사에 대비해 사전에 입을 맞췄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협력업체를 운영하는 이 회장은 파이시티 사건 초기부터 박 전 차관의 비자금을 관리해 온 인물로 지목됐다. 검찰은 이 회장의 귀국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귀국 즉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박 전 차관이 이 회장으로부터 건네받은 대포폰으로 민간인 불법사찰 연루 사실이 밝혀진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과 구속 직전까지 수시로 통화한 내역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청와대 개입설 등 폭로로 불법사찰 사건 재수사가 시작되자 수사에 대비한 흔적으로 풀이된다.

앞서 박 전 차관은 2010년 7월 불법사찰 사건에 대한 검찰의 1차 수사 당시 비서가 지인 명의로 개설한 대포폰으로 최종석 전 행정관 등 사찰자료 은폐 주모자들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불법사찰 사건 연루 의혹도 받아왔다.

한편 검찰은 박 전 차관과 이 회장의 대포폰 통화가 있었던 시점이 박 전 차관에 대한 압수수색 등 공개 수사가 시작되기 전날이었다는 점에서, 수사 기밀이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압수수색 당시에도 박 전 차관의 대구 선거사무실 자료 등이 하루 전에 포장이사를 통해 경북 칠곡에 있는 박 전 차관 형의 가게로 옮겨지는 등 수사 기밀 유출 의혹이 제기됐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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