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어종인 쏘가리와 외래 어종인 배스의 한판 대결은 누구의 승리로 끝날 것인가.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이 쏘가리를 풀어 과도하게 개체수가 늘어난 배스를 억제하겠다는 토종 보호 대책에 착수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환경청은 2016년까지 5년간 1억5,000만원을 투자해 토속 어종을 활용한 생태계 교란어종 제어 시범사업을 벌인다고 8일 밝혔다. 쏘가리 성체를 방사해 배스와 블루길 등 외래어종의 치어를 잡아먹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첫 번째 실험으로 9일 1,000만원을 들여 강원 철원의 토교저수지에 쏘가리 700여마리를 방사한다.
최재석 강원대 환경연구소 교수는 "쏘가리를 너무 잡았더니 다음 해에 배스의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났던 사례가 있다. 국내에 경쟁어종이 없어진 틈을 타 전국적으로 배스가 판을 치게 된 것"이라며 "이번 사업은 배스와 경쟁어종인 쏘가리를 이용해 생태계 스스로 조절하도록, 자연생태계적 기법을 이용한 최초의 실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래어종 배스는 국내 생태계에 천적이 없다. 1970년대 미국에서 들여온 배스는 살아있는 어류만 잡아먹는 식성에, 최고 크기가 70㎝에 달해 물 속 생태계의 무법자가 됐다. 배스 탓에 고유어종이 다 죽고, 먹이사슬이 파괴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쏘가리 역시 물 속 먹이사슬의 최종소비자로 배스와 생태적 지위가 같다. 크기가 비슷한 육식 어종인 이 둘은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다. 하지만 공격성과 포식성은 쏘가리보다 배스가 한 수 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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