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도 다음 주말쯤 당내 대선 후보 경선 참여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이 이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데다 이재오 의원이 10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어서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해 7자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8일 "김 의원이 대선 출마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운 것으로 안다"며 "늦어도 이번 달 안에는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번 승부수를 던지면 모든 것을 내거는 김 의원의 정치 스타일을 볼 때 불쏘시개 역할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각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설에는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야권의 대선주자인 김두관 경남지사와 오찬 회동을 갖는 등 정치적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 의원은 김두관 지사와의 만남에서 '지사 출신 대통령'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서울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새누리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해 "킹 메이커 역할을 하는 게 가장 정치적으로 필요한 때"라고 주문했다. 그는 "지난 40년 동안의 구태의연한 정치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대에 새 정치를 여는 디딤돌이 돼 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의 대선 출마 포기를 요구한 셈이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틀을 넘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지역 이념 계파 구도를 뛰어넘는 새 정치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전 실장은 "박 위원장이 대통령이 되면 상대(야권)에선 '유신 망령이 되살아났다'고 공격할 것이고, 문재인 국회의원 당선자가 (대통령이) 되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환생했구나''잃어버린 10년 시즌2가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비박(非朴) 진영 다른 주자들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또 하나의 구태의연함이라 판단한다"고 일축했다.
한편 임 전 실장의 박 위원장 불출마 요구에 대해 친박계 의원들은 "어처구니 없다" "대통령실장을 지낸 사람이 박 위원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배경이 의심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윤상현 의원은 "대선 출마 선언치곤 참 이상하다. 'MB시즌2'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선언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저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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