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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퇴출 파문/ "솔로몬-미래 사례는 빙산의 일각" 다단계돈세탁 거쳐 적발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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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퇴출 파문/ "솔로몬-미래 사례는 빙산의 일각" 다단계돈세탁 거쳐 적발 어려워

입력
2012.05.0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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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축은행 업계에 출자 교환이 얼마나 만연해있는지 그 실상을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건 빙산의 일각일 거에요."

솔로몬-미래저축은행 간 출자 교환 사실이 적발된 데 대한 한 금융계 인사의 촌평이다. 출자 교환이 저축은행 업계 전반에 퍼져 있을 공산이 크지만 적발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출자 교환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손 쉬운 방법이다. 예컨대 A저축은행이 B저축은행에 100억원을 출자하면, B저축은행은 이 돈으로 다시 A저축은행에 100억원을 출자하는 식이다. 두 저축은행 모두 자본금이 늘어나면서 BIS 비율이 높아지는 '윈-윈' 수법이다. 현행 법은 같은 계열 저축은행 간에는 이런 방식의 출자를 금지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저축은행 간에는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

그렇더라도 이렇게 아예 대놓고 맞출자를 하는 곳은 거의 없다.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한 편법이라는 게 명백한 만큼, 금융당국이 증자 자금의 출처 등을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업계에 만연해 있는 수법이 우회 출자다. A저축은행이 B저축은행의 대주주 관계인에게 증자 자금을 대출해주고, B저축은행은 A저축은행 대주주 관계인에게 같은 자금을 빌려주는 식이다. 결과적으로는 상호 출자와 동일하지만, 한 다리를 거쳐서 증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적발 자체가 쉽지 않다.

이번에 솔로몬과 미래저축은행이 사용한 수법도 비슷했다.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은 자신의 동생과 지인 명의로 두 차례 솔로몬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이 중 일부를 증자에 참여했다. 반대로 미래저축은행에서 미술품을 담보로 돈을 빌린 서미갤러리가 솔로몬저축은행 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BIS 비율이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잣대인 판국에 이렇게 서로 '밀고 끌어주는' 출자 교환이 저축은행 업계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거라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호 대출과 증자 과정에서 여러 차례 세탁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좀체 적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간 상호 출자를 금지하는 방향으로 보완책을 마련한다는 방침. 금융당국 관계자는 "계열사가 아니라도 저축은행끼리는 상호 출자를 금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금융당국은 실효성 강화 차원에서 대주주 상호 대출도 금지하는 방안까지 추진 중이라고 밝혔지만, 몇 다리를 건너 대출과 증자가 이뤄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적발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돈에 꼬리표가 붙어있는 것도 아니고 몇 단계 건너 뛰어서 증자가 이뤄지면 법으로 제재할 방법은 없다"며 "감독당국이 보다 철저하게 저축은행의 재무상황을 감시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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