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지도부가 4ㆍ11총선 비례대표 후보 경선 과정에서 심각한 부정을 발견하고도 정치적 담합을 통해 덮은 것으로 8일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이날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단독으로 개최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 재검증을 위한 공청회'를 통해 밝혀졌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이날 부정 경선의 원인을 설명하면서 "윤금순(1번) 후보와 오옥만(9번) 후보 사이의 이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대표단이 정치적 해결을 도모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지도부는 검찰 고발로 이어지면 선거가 정상적으로 치러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후보들을 설득해 사태를 봉합했다"고 덧붙였다.
이 공동대표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선거인명부를 4개 권역으로 나눈 뒤 선거관리인 4명이 각기 한 권역씩 서명한 경북 일부 투표소의 투표함을 무효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무효로 처리해도 순번에는 영향이 없다'고 윤 후보와 오 후보를 설득해 순위를 그대로 확정했다.
민주노총 출신인 이영희 후보와 국민참여당 출신 노항래 후보의 순위가 뒤바뀌는 과정에도 지도부의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공동대표는 "대표단이 민주노총과 관계 때문에 노 후보에게 양보를 요구한 것이 문제였다"며 "노동계 반응을 고려해 양보한 노 후보와 이런 합의를 받아들인 지도부 결정은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설명했다. 당 선관위는 당초 선거관리인 서명이 통째로 누락된 경남 거제 투표소의 투표함을 무효로 처리했지만 자신이 얻은 170표가 무효 처리됨으로써 10번으로 밀린 이 후보가 반발하고 노 후보가 양보하면서 순위가 뒤집혔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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