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가 양대 리그(내셔널, 아메리칸)로 정착한 게 110년이 넘었다. 1901년 리그당 8개 팀씩 16개 팀으로 면모를 갖췄다. 그러던 것이 1998년 30개 팀으로 늘어나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본이 센트럴과 퍼시픽 양대 리그 체제를 이룬 것도 1950년으로 한참 전이다. 출범 당시에는 15개 팀이었으나 2004년 구단간 인수합병을 거쳐 12개 팀이 자웅을 겨룬다. 쿠바와 멕시코는 16개 팀, 캐나다는 10개 팀이 활약을 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이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낸 우리는 고작 8개 팀이다.
■ 팀 당 경기 수도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메이저리그는 한 시즌 팀 당 162경기를 소화하고, 일본도 144경기를 치른다. 우리는 133경기에 불과하다. 경기 수가 적다 보니 개막은 늦고 폐막은 빠르다. 시즌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던 팬들로서는 다른 나라 경기를 보며 갈증을 채우고, 코리안시리즈가 끝난 뒤에는 아메리칸시리즈와 재팬시리즈를 보며 아쉬움을 달래야 한다.
■ 미국과 일본처럼 야구를 좀 더 만끽하고 싶다는 야구팬들의 숙원이 이번에도 이뤄지지 못했다. 어제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NC다이노스의 내년 시즌 1군 진입을 허용한 반면 10구단 창단은 유보했다. NC의 1군 진입은 환영할 일이지만 10구단 창단이 막히면 실속이 없다. 9개 팀으로 리그가 운영되면 한 팀은 일주일에 나흘이나 쉬어야 한다. 야구 보는 맛이 줄어들고, 쉬는 팀은 전력에 차질이 생긴다. 9ㆍ10구단이 함께 해결돼야 하는 이유다.
■ 10구단 창단에 반대하는 일부 구단은 우리 여건에 10개 팀은 너무 많고, 팀이 많아지면 경기 수준이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진짜 속셈은 팀이 늘어나면 나눠야 할 이익이 줄어들고 주목도도 떨어질 거라는 우려다. 선수들도 신생 팀에 배분해야 해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프로야구 관중은 2007년 410만 명에서 올해 800만 명을 기대할 만큼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제 구단 수준도 관중들 눈높이만큼 올라가야 한다.
이충재 논설위원 c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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