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운전 중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시청을 처벌하는 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19대 국회가 열리는 대로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도로에서의 DMB 시청을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한걸음 나아가 모든 차량에 대해 이동 중에는 영상송출이 중단되는 DMB 장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진작에 이렇게 했다면 지난 1일 경북 의성 국도에서 일어난 사이클여자선수단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매사가 이런 식이다. 미리미리 철저한 예방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가 대형사고가 터져야 '사후약방문'을 내놓는다. DMB 시청이 음주운전이나 휴대폰 사용만큼 위험한 사실을 모르고 있지 않았을 텐데도 말이다.
뒷북이라도 제대로 친다면 유사한 사고의 반복은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부산 노래주점 화재를 보면 그것도 아니다. 3년 전 같은 지역에서 일어난 실내실탄사격장 화재 직후 소방당국이 대책으로 내놓은'법 개정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도 스프링클러설치 의무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최소한 입버릇처럼 반복하던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소방점검과 지도만 제대로 했더라면 또 다시 9명의 목숨을 잃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화재가 난 노래주점을 보면 과거 수없이 당국이 바로 잡겠다고 한 안전시설에 대한 문제점들을 여전히 안고 있었다. 비상구는 있으나마나다. 통로는 방을 만들었고, 계단은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물품이 가득 쌓여 있었으며, 비상구에 있었던 사다리는 아예 없애버렸다. 비상시에 제대로 대피할 방법이 없는데도 소방당국은 이런 불법구조변경을 지적하지 않았다. 엉터리, 형식적 점검이었다는 얘기다. 더구나 이 건물은 지난해 11월에도 화재가 났지만,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이유로 전반적인 소방점검을 받지 않았다.
이런저런 재발방지대책 마련도 좋지만, 당국은 늘 뒷북만 친다는 소리를 더 이상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번 내놓은 대책은 철저히 끝까지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운전자의 DMB 시청 문제는 당장이라도 실효성 있는 대책을 궁리해야 한다. 법개정만 기다리고, 방심하고 있는 사이에 참사는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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